최초 구제역 발생 대기업 계열농장 늑장 신고 ‘의혹’
충북 진천지역의 구제역이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발생 원인과 백신의 실효성 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24일 진천군에 따르면 지난 21일 진천군 덕산면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 증상을 보인 돼지 4마리가 나온 이후 추가 신고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구제역이 발생하면 해당 농가의 다른 돼지에도 빠른 속도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으나 지난 15일 이후에는 면역력이 약한 일부 돼지만 증상을 보일 뿐 번지지는 않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과 21일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 2곳에서 살처분된 돼지는 각각 3마리와 4마리에 그쳤다.
이는 두차례 접종을 마친 백신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제역 항체가 생기는 기간은 1차 접종 후 7∼10일, 2차 접종 후 3∼5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의무화된 상황에서 구제역이 확산됐다는 점에서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들이 대부분 정상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구제역은 특정 농가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게 퍼졌다.
이 때문에 일부 축산농가에서는 백신의 효능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70일령 이하에 한 번하도록 돼 있는 접종 체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비육돈에 대한 접종 기준이 2012년 두 번에서 한 번으로 하향 조정된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방역 당국의 한 관계자는 “백신의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1번의 접종으로는 안전하지 않다”며 “진천에서 2차 접종을 시작한 뒤 구제역 증상 돼지가 급감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축산농가들이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A 법인이 늑장 신고를 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 3일 구제역이 처음 신고된 뒤 다음 날 해당 농장에서 300여 떨어진 이 법인의 계열 농장에서 추가로 감염 돼지가 나왔다.
문제는 구제역이 추가 발생한 농장의 돼지 2마리에서 NSP(non structural protein) 항체가 발견됐다는 점이다.
NSP 항체는 일반적으로 구제역에 감염된 지 1주일 뒤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 법인이 구제역 의심 신고를 뒤늦게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진천군 관계자는 “NSP 항체는 구제역에 걸린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발현된다”며 “그러나 구제역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증상이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약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어 늑장 신고 등에 대해서는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