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달랐다’ 돌고래호 선장 낚시꾼 구조에 사력

‘세월호와 달랐다’ 돌고래호 선장 낚시꾼 구조에 사력

입력 2015-09-06 16:41
수정 2015-09-0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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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구조하러 온다. 걱정하지 마라, 금방 온다”고 격려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 구하려고 손 내밀었지만 자신은 사망

”내 손을 잡아요”라며 한쪽 손을 내밀던 돌고래호 선장은 또다시 밀려온 너울 파도에 휩쓸려 사라졌다.

전복된 배에 간신히 매달린 선장 김철수(46)씨는 “배가 해경과 연결돼서 (사고가 나면) 구조하러 온다. 걱정하지 마라, 금방 온다”며 배 위에 함께 있던 사람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다.

배 위에서 함께 매달린 이모(49)씨는 선장의 마지막 모습을 이렇게 기억했다. 이씨는 10시간 이상 사투를 벌이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선장의 말을 들은 이씨 등 생존자 3명은 “30분만 더 버티자, 1시간만 더 버텨보자”며 서로 격려했다. “살려주세요”라고 수 없이 고함도 질러댔다. 그렇게 10시간 넘게 배에 매달렸다가 다음날인 6일 오전 한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김 선장은 혼자 살겠다고 위기에 처한 수백 여명의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과는 완전히 달랐다. 자신의 목숨도 위태로운 상황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다른 낚시꾼을 구하려고 손을 내미는 등 사력을 다했기 때문이다. 김 선장은 배 위에서 한 사람이라도 살리려고 안간힘을 쏟다가 결국 자신도 사망했다. 6일 오후 사고 해역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사고가 난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고 승선자들이 침착하게 밖으로 나가도록 유도했다.

다른 생존자 박모(38)씨는 “배에서 잠들어 있었는데 시동이 꺼지자 선장이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고 사고 순간을 떠올렸다.

박 씨는 “그 와중에 배에 물이 들어왔고 맨 마지막으로 배에서 빠져나오자 배가 뒤집혔다”고 덧붙였다.

선장으로서 배가 침몰하는 사고임을 직감하고서 모든 승선자에게 퇴선 명령을 내린 것이다.

현재까지 승선자의 약 절반인 10명이 숨졌지만 김 선장은 ‘캡틴(Captain)’으로서 의무를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에는 선장 등 어떤 승무원도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돌고래호는 5일 오전 2시께 전라남도 해남군 남성항에서 낚시꾼 20명을 태우고 출항해 2시간 뒤인 오전 3시 59분께 추자도 신양항에 도착, 낚시꾼들을 내려줬다.

돌고래호는 이후 많은 비가 내려 예정보다 하루 앞서 낚시를 끝낸 이용객을 모두 태우고 당일 오후 7시께 신양항에서 출항했다. 돌고래호는 38분 뒤 추자도 예초리 북동쪽 500m 해상에서 배에 설치된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통해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통신이 끊겼던 돌고래호는 결국 6일 오전 6시 25분께 추자도 남쪽 무인도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됐다.

6일 오후 4시 현재 생존자는 3명이고, 사망자는 10명이다. 승선 인원이 추정대로 21명이라면 8명은 실종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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