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어 버려! 뒷골목 착한 친구들

쓸어 버려! 뒷골목 착한 친구들

최지숙 기자
입력 2016-03-18 23:06
업데이트 2016-03-1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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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양고 학생들, 마을 청소 봉사…매월 ‘쓰레기 제로화’ 캠페인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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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광진구 자양2동 주민센터에서 ‘행복한 마을 가꾸기 청소년 자원봉사단’ 발대식 뒤 주민센터 관계자와 광양고 학생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광진구 제공
18일 서울 광진구 자양2동 주민센터에서 ‘행복한 마을 가꾸기 청소년 자원봉사단’ 발대식 뒤 주민센터 관계자와 광양고 학생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광진구 제공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서울 광진구 자양2동 광양고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강모(18)군. 등·하교 때마다 담벼락 모퉁이에 쌓인 쓰레기 더미가 눈에 띄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음식물 찌꺼기에 고양이와 비둘기까지 모여들었다. 큰 길가가 아닌 골목의 좁은 도로여서 그런지 환경미화원은 보이지 않았다. 동 주민센터에 물어보니 담당 직원이 매일 청소를 하지만 인력에 한계가 있다는 얘길 들었다. 이에 강군은 친구들과 함께 이 골목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학생들이 환경 미화에 직접 나서면 좋겠다는 의견을 선생님에게 전했다.

자양2동 주민센터는 광양고와 18일 ‘행복한 마을 가꾸기를 위한 청소년 자원봉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발대식을 했다. 학생들이 먼저 깨끗한 마을 조성에 나선 것으로 다른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대식 후 공무원과 주민, 학생들은 조를 이뤄 곧바로 1시간 동안 자원봉사를 했다. 광양고 3학년 이모(18)군은 “학교 주변 청소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쓰레기양이 많아 놀랐다”면서 “나부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동네를 사랑하는 마음도 더 커진 것 같다”며 웃었다.

학생들은 매월 학교 주변 및 뒷골목 청소와 계도 활동, ‘쓰레기 제로화’ 캠페인 등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을 계기로 사회복지시설 청소와 말벗 봉사에도 나선다.

이용환 자양2동장은 “상습 무단 투기 지역들을 제한된 행정 인력만으로 관리하기가 어려웠는데 학생들이 함께 해 줘 고맙다”면서 “쾌적한 마을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지역에 대한 관심과 협동심, 배려심을 기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6-03-1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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