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호 살해도구 ‘칼’에 지문 남았을까…범행 뒤 비 맞아

광현호 살해도구 ‘칼’에 지문 남았을까…범행 뒤 비 맞아

입력 2016-07-03 13:22
업데이트 2016-07-0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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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외부에 상당 시간 노출…신체정보 안 나오면 살인혐의 입증 차질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의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베트남 선원의 칼이 범행 이후 선체 외부에 방치된 것으로 드러나 자칫 피의자 혈흔과 지문 등이 검출되지 않으면 혐의 입증에 난항이 예상된다.

3일 부산해양경비안전서(해경)에 따르면 인도양 세이셸에 입항한 광현호에서 범행 도구인 참치처리용 칼을 확보해 지난달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해경은 지난 1일 베트남 선원 B(32), V(32)씨를 국내로 압송한 뒤 이들의 지문과 혈액, 손톱, 구강세포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살인에 이용된 흉기에 묻은 혈흔, 땀 등과 비교 분석하고 있다.

해경은 피의자의 DNA 등 생체정보와 흉기에서 발견된 혈흔이나 지문 등이 일치할 경우 살인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건 발생시각 광현호가 있던 인도양 해역에 비가 내렸고, 선체 외부에 상당 시간 노출된 칼에 묻은 피의자의 지문이나 혈흔 등이 빗물에 씻겨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광현호가 참치 조업을 한 인도양은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국지성 호우인 ‘스콜’이 잦은 해역이다.

사건을 직간접으로 목격한 참고인 진술 외에 칼에 묻은 피의자의 신체정보 등 물증이 나오지 않는다면 살인혐의 입증에 난항이 예상된다.

범행 장소 가운데 한 곳인 조타실의 현장 훼손이 불가피했다는 점도 해경의 증거수집을 어렵게 했다.

당시 선장은 피의자들이 휘두른 흉기에 숨지면서 조타실에 많은 피를 흘렸다.

그러나 한국인 생존 항해사인 이모(50)씨와 나머지 선원들이 사건 이후 4일간 세이셸 빅토리아 항으로 배를 이동하며 조타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범행 증거가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범행을 시인한 B씨와 달리 V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이어 피의자 조사에서도 계속 혐의를 전면 부인해 해경은 범행 도구인 칼에서 이들의 지문이나 혈흔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의자의 지문, 손톱, 구강세포 등과 흉기에 묻은 신체정보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대로 해경에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해경은 이를 토대로 이들의 살인혐의와 공범·범행공모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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