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야구 죽었다’ 야구장에 설치된 근조화환 무슨 일?

‘인천야구 죽었다’ 야구장에 설치된 근조화환 무슨 일?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3-11-29 14:23
업데이트 2023-11-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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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 일대에 구단을 향한 팬들의 항의가 담긴 근조 화환이 설치돼 있다. 2023. 11. 29. 연합뉴스
2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 일대에 구단을 향한 팬들의 항의가 담긴 근조 화환이 설치돼 있다. 2023. 11. 29. 연합뉴스
SSG 랜더스 팬들이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을 떠나보낸 구단에 근조화환 50여개를 보내 항의에 나섰다.

2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 일대에는 팬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설치됐다. 화환에는 ‘삼가 인천 SSG의 명복을 빕니다’, ‘인천야구는 죽었다’, ‘굴러들어온 2년이 먹칠한 23년’, ‘세상에 없어야 할 야구단’ 등 불만을 표출하는 문구가 적혔다. ‘책임자 전원 사퇴하라’, ‘김강민 영구결번’, ‘쓱런트‘(SSG 프런트) 영구제명’ 등 구단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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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팬들이 설치한 근조 화환들. 2023. 11. 29. 뉴시스
SSG 팬들이 설치한 근조 화환들. 2023. 11. 29. 뉴시스
이번 사태는 지난 22일 SSG가 비공개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을 한화 이글스가 지명하면서 시작됐다. 김강민은 2001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줄곧 같은 팀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인데 구단에서 “지명할 줄 몰랐다”는 안일한 태도로 선수를 내줬기 때문이다. 이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김강민에게 은퇴를 종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단의 아마추어적인 행태에 팬들의 분노가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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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팬들이 구장 인근에 설치된 김강민 판넬에 SSG를 지우고 직전 구단 이름인 SK 와이번스를 적어놨다. 2023. 11. 29. 뉴시스
SSG 랜더스 팬들이 구장 인근에 설치된 김강민 판넬에 SSG를 지우고 직전 구단 이름인 SK 와이번스를 적어놨다. 2023. 11. 29. 뉴시스
근조 화환 발송을 제안하고 팬들을 모은 A씨는 “구단 레전드가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을 거쳐 팀을 옮기는 모습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핵심 책임자인 김성용 전 단장을 해임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인사이동 조치로 끝내는 것을 보고 구단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단장 자리에서 내려와 R&D 센터장을 맡았다. 해당 보직은 지난해 단장에 오를 때 ‘비선 실세’로 불렸던 그를 위해 구단이 특별히 만든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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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적은 ‘삼가 인천 야구의 명복을 빕니다’ 문구. 2023. 11. 29. 연합뉴스
팬들이 적은 ‘삼가 인천 야구의 명복을 빕니다’ 문구. 2023. 11. 29. 연합뉴스
또 다른 팬 B씨는 “일이 커지자 김강민에게 은퇴를 종용했다는 기사를 보고 분노했을 뿐 아니라 가만히 있으면 최정, 김광현 등 SK 와이번스, SSG 랜더스에서 오래 활약한 다른 선수들도 홀대를 받을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어 화환 발송에 참여했다”며 “구단이 프로답지 않은 일처리에 대해 선수와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성난 팬심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프로 스포츠 팬들은 구단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에 적극적으로 항의 표시를 해왔다. 트럭 시위, 응원문구 시위 등을 통해 팬들은 구단에 경고를 날렸다. SSG 역시 최근의 행보로 인해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팬들은 12월 1일까지 SSG 랜더스필드 북문 인근에 근조화환을 전시할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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