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띠’ 유치원 버스, 추락에도 전원무사

‘안전띠’ 유치원 버스, 추락에도 전원무사

입력 2014-06-18 00:00
업데이트 2014-06-18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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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레일 부수고 3m 아래로 ‘뚝’…원생 등 15명 가벼운 부상에 그쳐

유치원 버스 추락 사고가 발생했지만 탑승자 전원이 안전벨트를 맨 덕분에 큰 피해를 막았다. 버스에 탄 교사와 인근 주민들의 침착한 대처도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구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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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북 완주군 용진면 원주아파트 부근에서 소방관들이 3m 아래 논으로 추락한 버스를 조사하고 있다. 유치원생 13명과 교사, 운전기사가 부상을 입었지만 사망자는 없다. 전주 덕진소방서 제공
17일 전북 완주군 용진면 원주아파트 부근에서 소방관들이 3m 아래 논으로 추락한 버스를 조사하고 있다. 유치원생 13명과 교사, 운전기사가 부상을 입었지만 사망자는 없다.
전주 덕진소방서 제공


17일 오전 9시 30분쯤 전북 완주군 용진면 원주아파트 입구에서 24인승 버스가 운전 부주의로 3m 아래 논으로 추락했다. 당시 버스에는 박모(5)양을 비롯한 유치원생 13명과 운전기사 김윤수(35)씨, 지도교사 김현경(31·여)씨 등 15명이 타고 있었다.

차량은 철제 가드레일을 부수고 쿵 소리와 함께 직각에 가까운 옹벽 아래 논으로 떨어졌다. 천장은 논바닥, 바퀴는 하늘을 향한 채 완전히 뒤집혔다. 사고 순간 탑승자의 안전이 크게 우려됐지만 함께 타고 있던 운전기사와 교사는 아이들을 먼저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 머리가 거꾸로 처박힌 상태였지만 크게 놀라 울부짖는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한명씩 차량 밖으로 끌어냈다. 안전벨트를 풀고 깨진 유리창 틈으로 아이들을 구조했다. 버스가 떨어지면서 나는 굉음을 듣고 뛰쳐나온 아파트 주민들도 구조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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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에 도로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기둥과 가드레일이 흩어진 모습.  완주 연합뉴스
사고 현장에 도로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기둥과 가드레일이 흩어진 모습.
완주 연합뉴스
사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의외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이들은 뒤집힌 차량에서 모두 빠져나와 아파트 진입로 위에 올라와 있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큰 부상을 입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이들은 전북대병원, 고려병원, 대자인병원 등 전주 시내 3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대부분 귀가했다.

전북대병원은 “피해자들이 많이 놀란 상태이긴 하지만 대부분 타박상, 상처, 혹 등의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며 “안전벨트를 착용한 덕분에 심하게 다치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완주경찰서 박연수 교통조사계장도 “원생들이 차량에 탑승할 때 지도교사의 지시에 따라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중상자가 없었다”며 “안전벨트 착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준 사고였다”고 밝혔다. 유치원 관계자는 “버스를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매도록 평소 교육시킨 게 아이들을 지킨 비결로 보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14-06-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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