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檢 후배 ‘창’ vs 선배 조응천 ‘방패’

서울대·檢 후배 ‘창’ vs 선배 조응천 ‘방패’

입력 2014-12-06 00:00
수정 2014-12-06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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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경력 화려한 조 前비서관, 형사1·특수2부장과 함께 근무… 대리인 없이 검찰청 출두 여유

정윤회씨 국정 개입 문건 의혹을 둘러싸고 서울대, 사법시험, 검찰 선후배가 맞붙었다. 서울중앙지검 정수봉(48·사법연수원 25기, 서울대 법대) 형사1부장과 임관혁(48·26기, 서울대 사회학과) 특수2부장이 ‘창’이라면 조응천(52·18기, 서울대 법대)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방패’다. 양측의 기 싸움은 조사 시작 전부터 팽팽했다.

5일 오전 9시 58분쯤 조 전 비서관은 법률대리인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났다. 영하의 추위에도 긴장한 기색 없이 기자들 앞에 선 조 전 비서관은 곤란한 질문에도 시종일관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는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검찰 수사에 앞서 언론에 먼저 얘기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후배 검사들을 배려하는 한편 “(기자들에 밀쳐져)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게 도와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승강기를 함께 탄 기자들에게는 “추운 날씨에 고생한다”면서 “아내와 함께 기자들에게 피자를 돌릴까 했지만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 같아 그러지 않기로 했다”고 여유를 보이기까지 했다.

이런 당당함은 화려한 경력과 무관치 않다.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법무부 검찰3과와 대통령 민정수석비서실 파견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수원지검 공안부장을 지낸 뒤 2005년 검찰을 나와 김앤장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2006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2011년 박근혜 대선캠프에 합류하면서 현 정부와 인연을 맺었다. 정 부장과는 서울지검(1999~2001년)과 대구지검(2003~2004년), 임 부장과는 법무부(2006~2007년)에서 함께 근무했다.

조 전 비서관은 조사 내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장과 임 부장을 비롯한 수사검사들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박관천 경정의 진술을 토대로 조 전 비서관을 거세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정의 혐의가 확인되면 조 전 비서관의 공모 혹은 묵인 여부도 수사 대상에 올라 현재 참고인 신분인 조 전 비서관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4-12-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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