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이른 롯데 수사… ‘접점’ 찾지 못한 검찰

‘정점’ 이른 롯데 수사… ‘접점’ 찾지 못한 검찰

조용철 기자
입력 2016-09-19 22:00
업데이트 2016-09-20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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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오늘 검찰 출두

2000억 횡령·배임 혐의 조사
현직 계열사 사장 구속 0명
법조계 “비자금 단서 못 찾은 듯”
정·관계 로비 수사도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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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이 20일 신동빈(61)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롯데그룹 경영 비리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9일 검찰은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을 비공개로 재소환하면서 신 회장 수사에 대비했다. 검찰은 신 회장을 상대로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외에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에도 관여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하지만 100일 넘게 진행된 롯데 수사의 한 축인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당초 신격호(94) 그룹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계열사로부터 매년 300억원대 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비자금 여부를 수사했지만, 돈의 성격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한 상태다.

또한 롯데케미칼이 화학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 넣어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허수영(65) 사장의 구속 영장 기각과 일본 롯데 측의 자료 제출 거부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나마 롯데건설이 5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한 것은 위안거리로 꼽힌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제 자금이 신 회장 부자나 정책본부로 흘러갔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회장 소환 직후 김치현(61) 롯데건설 사장을 불러 비자금의 용처를 추궁할 방침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현직 롯데 계열사 사장이 한 명도 구속되지 않은 점을 들어 검찰이 대규모 비자금 조성의 단서를 포착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구속된 사장급 인사로는 정부를 상대로 270억원대 소송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은 기준(70) 전 롯데물산 사장이 유일하다.

여기에 총수 일가 비리의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된 이인원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검찰 수사가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비자금은 없다’는 내용의 유서만을 남겼다.

비자금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롯데의 정·관계 로비 수사도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당초 검찰은 비자금 규명과 함께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과 롯데홈쇼핑 재승인 당시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한 금품 로비 의혹을 확인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할 부분이 남아 있다”면서도 “롯데홈쇼핑의 공무원 로비 부분은 강 사장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로비 정황만 있을 뿐 수사 진행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6-09-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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