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추신수와 대결 기대된다”

박찬호 “추신수와 대결 기대된다”

입력 2010-02-22 00:00
업데이트 2010-02-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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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28.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대결할 것이라는 건 생각했습니다.뭘 던져야 홈런을 맞을 수 있을까 말이죠.”(웃음)

 22일 미국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와 1년간 최대 150만 달러에 계약한 박찬호(37)는 까마득한 후배 추신수와 한국인 투타 대결에 관심을 보였다.

 2005년 텍사스 레인저스를 떠나 내셔널리그로 이적했던 박찬호가 5년 만에 아메리칸리그에 복귀하면서 올해 추신수와 빅매치가 성사됐다.

 박찬호는 “내가 6~7회 등판한다면 주로 오른손 타자를 상대할테고 셋업맨이라면 왼손 타자인 추신수와 맞붙을 수 있을 것이다.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이고 내가 추신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거나 아웃을 잡아도,추신수에게 안타를 맞거나 홈런을 내줘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박찬호는 “필라델피아는 지난해와 똑같은 조건을 제시해 솔직히 실망스러웠다.반면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양키스는 꾸준히 내게 관심을 보였다”며 ‘줄무늬 유니폼’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박찬호의 문답.

 --양키스로 결정하게 된 과정은.

 △어제 밤까지 시카고 컵스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그러나 양키스의 제안을 다시 생각했다.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상징적인 팀이다.지난해에도 우승하는 등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정상을 많이 밟아본 팀이다.

 올해도 챔피언팀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내가 야구를 얼마나 더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양키스라는 팀에서 선수로 뛰어보는 것도 큰 경험이나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계약 조건에는 만족하나.

 △(기본연봉) 120만달러는 16년 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할 때 받았던 액수다.

 작년 11월~12월 필라델피아로부터 첫 제안을 받았다.좋은 경험을 했고 성적도 나쁘지 않았지만 필라델피아는 작년과 똑같은 계약을 원했다.

 난 공헌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약간 실망스러웠다.나중에는 구단이 성적에 따라 나를 자유계약으로 풀 수 있는 바이아웃 옵션(20만달러)을 포함해 2년 계약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즌 후 10팀이 넘게 내게 연락을 했다.상위팀은 거의 다 있었고 샌프란시스코가 적극적이었다.샌프란시스코는 필라델피아와 첫 협상이 결렬된 뒤 275만달러를 제시하기도 했다.

 양키스와 보스턴 등 매력 있는 팀들은 다 있었다.마음 상한 필라델피아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위해 다른 팀을 선택하자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나 윈터미팅 때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나 같은 자유계약선수(FA)에게는 초라한 순간이었다.

 --선발 욕심이 강했는데.

 △새 팀을 구할 때 이왕이면 선발로 뛰었으면 하는 소망이었다.구단과 협상할 때도 선발도 할 수 있다고 제시했을 뿐이다.

 사실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4선발을 제의했다.막판 다섯 팀 중 양키스와 컵스를 두고 고심을 했다.

 고민 끝에 어젯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에게 전화해 계약을 조율했다.

 컵스는 내게 선발을 제안했던 팀이나 작년 필라델피아처럼 스프링캠프에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두고 싸우는 식이다.

 액수는 컵스가 양키스보다 좋았고 더 적극적이었다.라이언 테리엇의 연봉 중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말도 했었다.하지만 양키스에 대한 매력을 더 느꼈다.

 또 실리적인 문제도 있었다.컵스가 선발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비자 받고 스프링캠프에 가서 적응하다 보면 곧바로 시범경기가 시작된다.시기적으로 선발을 준비하기엔 늦었고 부상 걱정도 안 할 수 없었다.양키스에서는 불펜에서 뛰고 캠프 중반에 들어가더라도 여유가 있다는 점에 끌렸다.

 --양키스에 대한 매력이라면.

 △역사와 전통이 있고 좋은 성적을 남겼을 때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를 상대로 잘 던졌고 그 덕분에 양키스로 가게 됐는데.

 △우승했던 팀에서 영입을 제안한 건 기분 좋은 일이다.캐시먼 단장이 전화에서 ‘재작년 다저스 뛸 때 당신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작년에 필라델피아에서 활약하는 것을 직접 보고 적극적으로 계약을 추진했다’고 말하더라.

 --양키스에서 선발로 뛸 가능성은.

 △선발 얘기는 없었다.하지만 혹시 모르죠.양키스는 현재 불펜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난 메이저리그가 보장된 계약을 했다.

 샌프란시스코가 내게 마이너리그 계약을 원한다는 소식을 봤는데 아마 기존 선수를 40인 로스터에서 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바랐던 것 같다.캠프 동안 성적에 따라 계약 조건은 바꿀 수 있으니까.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나와 세 차례나 통화했다.‘나를 원하는데 (계약이) 안되겠느냐’고 물어왔다.아마 구단에서는 내 연봉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양키스와 컵스를 두고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수십가지 생각을 했다.컵스의 리글리 필드는 정말 오래된 구장이다.불펜이 외부에 있어 몸을 풀 때 춥고 힘들다.

 반면 (뉴 양키스타디움을 염두에 둔 듯) 새로운 구장은 불펜이 안쪽에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트레칭도 할 수 있다.

 컵스는 팬들이 유난스럽고 뉴욕은 미디어가 극성스럽다.새 팀 이적을 두고 여러 고민을 했다.

 --양키스에 친분 있는 선수가 있다면.

 △알렉스 로드리게스다.다른 선수들은 가봐야 알 것 같다.

 양키스와 특별한 인연은 없었는데 1994년 다저스 입단 당시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양키스 점퍼를 입고 다저스타디움에 갔다.그랬더니 구단 직원이 당장 다저스 점퍼를 가져와 입혔던 기억이 떠오른다.

 --현재 컨디션은.

 △굉장히 좋다.프로야구 한화와 하와이에서,두산과 일본에서 같이 훈련했고 동기생 차명주(전 두산)가 가르치는 중학생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도 보냈다.

 캐시먼 양키스 단장이 케빈 타워스 샌디에이고 단장에게서 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훈련도 열심히 하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얘기다.팀에서는 내가 빨리 미국으로 건너와 신체검사를 받기를 원한다.

 --양키스와 보스턴이 대단한 라이벌인데.

 △재미있을 것이다.특히 양키스가 지난해 우승했기에 보스턴에서 더 경쟁적으로 게임에 임할 것이다.

 그보다도 추신수를 만날 수 있겠구나는 생각을 했다.무엇을 던져야 홈런을 맞을까라고 생각했다.

 어떤 상황에서 추신수를 만날지는 모른다.내가 6~7회 마운드에 오르면 주로 오른손 타자를 상대할 것이고 8회 등판하는 셋업맨이라면 좌타자 추신수와 격돌한다.

 내가 아웃으로 추신수를 잡아도 기분이 좋고,안타나 홈런을 얻어맞아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추신수는 장래가 촉망되는데다 이미 메이저리그 최상급에 있는 선수이기에 상대 투수들이 추신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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