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트라이크존 확대·12초룰 적용… 올 프로야구 기상도

[프로야구] 스트라이크존 확대·12초룰 적용… 올 프로야구 기상도

입력 2010-03-10 00:00
업데이트 201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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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흉년’ 발야구 ‘풍년’

“이대로는 못 친다.”

스트라이크존 대란 조짐이 보인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경험한 타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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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스트라이크존의 좌우폭을 공 반 개씩 넓힌다는 사항을 경기규칙위원회 개정사항에 포함시켰다. 이유는 지난 시즌 역대 두 번째로 홈런이 많이 나올 정도로 극심했던 ‘타고투저’ 현상 때문.

KBO는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12초룰 적용으로 경기 시간이 빨라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져 적응이 안 된다.”는 타자들의 불만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바깥쪽 공은 집중하면 대처할 수 있지만, 몸쪽으로 파고드는 공은 어쩔 도리가 없어서다. 타자들은 몸쪽 공에 신경 쓰면 바깥쪽 변화구에 당할 수밖에 없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야구가 공격적이 되고 경기시간은 그만큼 단축된다. 타자들이 불리한 카운트에 이르기 전 초구를 공략하는 횟수가 늘어나게 됐다. 대신 안타나 홈런 수는 그만큼 줄어든다. 결국 타자들은 점수를 내기 위해 ‘뛰는 야구’를 표방할 수밖에 없다.

각 팀이 뛰는 야구를 추구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라 ‘발야구’는 더 전성시대를 맞게 됐다. SK와 두산이 2007년부터 뛰는 야구를 표방, 효과를 보자 지난해부터는 다른 팀들도 동참했다.

때문에 홈런 풍년이었던 지난 시즌에도 1995 시즌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0도루(1056개, 경기당 1.98개)가 나왔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 LG 박종훈 감독은 “우리는 투수력이 약해 강팀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뛰는 야구,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를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선수에게 그린 라이트를 줘 뛰는 야구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투수들은 전반적으로 유리하게 됐다. 제구력 좋은 투수들은 몸쪽 유인구나 바깥쪽 승부구를 던져 타자를 꼼짝 못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바깥쪽으로 휘는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투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SK 카도쿠라와 KIA 윤석민, 삼성 오승환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그러나 볼 판정을 놓고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졌다. 안타나 홈런이 줄어들어 ‘보는 재미’가 반감될 소지도 크다.

더 큰 문제는 경기 규칙 개정이 너무 늦게 이뤄졌다는 점. 보통 스트라이크존이 바뀌는 데는 3년 걸린다고 한다. 2007년 국제규격을 이유로 스트라이크존을 좁힐 때는 전년 12월에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정규시즌을 코앞에 두고 성급하게 결정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에서 볼 한 개 변화는 혁명이나 다름없는데, 너무 쉽게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0-03-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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