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드컵 유치 낙방…축구계 ‘한숨’

2022 월드컵 유치 낙방…축구계 ‘한숨’

입력 2010-12-03 00:00
수정 2010-12-0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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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은 카타르!”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이 결국 중동의 카타르 손에 넘어가자 늦은 밤까지 TV 생중계를 지켜보며 한국의 개최소식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떨궜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지도자 3인’도 마찬가지였다.

 조광래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3일 오전 0시 44분(한국시간)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2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카타르를 호명하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아쉬움과 함께 미련도 빨리 털어냈다.

 “비록 탈락했지만 한국 축구에 불길한 징조가 깃든 건 아니다.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세계무대에서 쌓아놓은 저력이 있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이번 낙방의 경험을 긍정의 에너지로 전환하자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할 때와는 달리 이번엔 투표를 앞두고 남북 간 분위기가 좋지 않아 월드컵 개최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한 곳으로 모이지 않았다”며 한 조각 아쉬움을 곁들였다.

 지난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낸 허정무 전 감독(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도 밀려오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발표를 앞두고 너무 긴장돼 저녁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던 허정무 감독은 “떨리는 마음으로 중계방송을 지켜봤다.정말 아쉬웠다”며 낙담한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허 감독은 “유치위원회와 정몽준 명예회장이 안팎으로 열심히 뛴 것으로 안다.이번 실패를 계기로 다음에는 축구 외교뿐만 아니라 사회 여러 분야에서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막 치르고 돌아온 홍명보 감독도 “2002년의 기쁨을 되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놓쳤다”면서도 차기 유치 전략을 내놓는 치밀함을 보였다.

 홍 감독은 “축구 인프라는 세계 수준에 올랐지만 아직 축구 문화나 의식,정책적인 측면에선 유럽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축구를 단순히 이기고 지는 스포츠 게임으로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축구를 통해 사회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비전이 세워져야 한다”며 지적했다.

 올해 한국 여자축구를 세계무대 정상에 올려놓은 태극소녀 지소연과 여민지 또한 상심이 컸다.

 최근 일본 무대 진출을 확정 지은 지소연은 “한국이 될 줄 알았는데 탈락해 속상하다.다음번엔 잘 준비해서 단독 유치에 성공했으면 좋겠다”며 “다음 유치 때엔 내가 최종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로 나서고 싶다.그럴 수 있도록 열심히 선수로 뛰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청소년 상을 받으며 아시아 최고로 우뚝 선 여민지도 안타깝긴 마찬가지였지만 10대 소녀다운 재기 발랄함으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여민지는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어 가족들 따라 대형스크린으로만 봤다.2022년엔 직접 현장에서 모든 경기를 다 챙겨보고 싶었는데 안타깝다.내가 좋아하는 선수들도 못 보게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안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훌훌 털어내고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며 17살 소녀답지 않은 말을 덧붙인 여민지는 “선수생활을 열심히 해 ‘여민지’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다음 유치 땐 내가 투표 현장에 가서 한국의 유치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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