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이대호, 일본 시리즈에서 거포로 자리매김

꾸준한 이대호, 일본 시리즈에서 거포로 자리매김

입력 2014-10-27 00:00
업데이트 2014-10-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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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시리즈 2차전 이대호 홈런 쾅 !
일본시리즈 2차전 이대호 홈런 쾅 ! 26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 한신 타이거스의 일본시리즈 2차전 경기. 4회초 1사 무루 상황에서 소프트뱅크 이대호가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오사다하루(64·王貞治)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 회장은 일본 언론이 이대호(32)의 득점권 타율과 홈런 수에 대한 비난에 시달리자 “이대호만큼 꾸준한 타자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대호는 26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4회 시원한 좌월 솔로포에 팀에 시리즈 첫승(1승 1패)을 선물했다.

경기 뒤 오사다하루 회장은 일본 취재진에게 “역시 이대호는 강한 남자다”라고 말했다.

전날 타점 한 개를 올렸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팀은 2-6으로 패해 아쉬워했던 “단순하게 ‘공보고 공치기’ 전략으로 맞섰는데, 초구(시속 131㎞ 슬라이더)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한 게 통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팀과 개인에게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승리로 ‘일본시리즈 고시엔 원정 경기 연패’를 깼다.

소프트뱅크는 전신 다이에 호크스 시절이던 2003년 한신과 일본시리즈에서 만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3경기를 모두 패했다. 홈에서 4경기가 열려 4승 3패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고시엔 원정 징크스에 시달리며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아키야마 고지 소프트뱅크 감독의 ‘고시엔 원정 2연전’ 목표는 1승 1패였다. 이대호의 홈런 한 방으로 소프트뱅크는 목표를 달성했다.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19홈런을 쳐 일본 무대 3년 연속 20홈런 고지 정복에 실패한 이대호는 일본시리즈에서 ‘부족한 1홈런’을 채웠다. 이대호는 “정규시즌 경기때보다 더 기쁘다”고 이날 홈런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 야구 역사도 새로 썼다. 이대호는 2009년 11월 3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던 이승엽(38·삼성 라이온즈)이 니혼햄 파이터스와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홈런을 친 이후 5년 만에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기록한 한국인 타자로 기록됐다.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일본 무대에 진출한 한국인 타자 중 이대호에 앞서 일본시리즈에서 홈런포를 맞본 선수는 이승엽과 이병규뿐이다.

이대호는 “일단 일본시리즈에 진출해야 시리즈에서 홈런을 칠 수 있는 것 아닌가. 큰 의미는 없다”라고 말했지만 한국팬들은 이대호의 한방에 희열을 느꼈다.

이날 홈런의 가장 큰 의미는 이대호가 큰 경기에서 ‘거포’로서의 자존심을 세운 점이다.

소프트뱅크는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2012년과 2013년, 24홈런 91타점씩을 기록한 이대호를 ‘4번타자’로 점찍고, 3년 최대 200억원의 초특급 계약으로 이대호를 영입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외국인 선수 윌리 모 페냐와 브라이언 라헤어가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하자 마쓰다 노부히로(타율 0.279, 20홈런, 90타점)와 우치가와 세이치(타율 0.316, 19홈런, 92타점), 하세가와 유야(타율 0.341, 19홈런, 83타점)를 4번타순에 번갈아가며 기용했다.

야키야마 감독은 “4번에 고정할 확실한 타자가 필요해 이대호를 영입했다”고 했다.

이대호는 홈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의 5.8m짜리 높은 외야벽에 막혀 20홈런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타율 0.300으로 이 부문 퍼시픽리그 6위에 오르는 정교함을 과시했다.

시즌 초중반까지 다소 주춤했던 홈런 페이스도 9·10월 16경기에서 6홈런으로 끌어올리며 ‘가을 잔치’를 위한 예열을 시작했다.

그리고 일본시리즈에서 양팀 합해 처음으로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대호의 자신감은 더 자랐고, 그를 향한 소프트뱅크의 신뢰는 더 깊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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