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돌 때 자부심 느꼈다…50홈런 욕심 없어”
거포 박병호(28·넥센 히어로즈)가 4년 만에 40홈런 시대를 열어젖히고 11년을 기다린 50홈런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박병호 투런포 작렬
19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트윈스 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2사 주자 3루 상황 넥센 박병호가 투런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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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 39홈런을 때려낸 박병호는 이 한 방으로 2010년 롯데 이대호(44개) 이후 4년 만에 40홈런을 달성한 타자가 됐다.
한 시즌 40홈런은 프로야구 역대 14번째 기록이다. 국내 타자 중에서는 1992년 장종훈(41개), 1999·2002·2003년 이승엽(54·47·56개), 2000년 박경완(40개), 2002·2003년 심정수(46·53개), 2010년 이대호(44개)에 이어 역대 6번째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1998년 타이론 우즈(42개), 1999년 댄 로마이어(45개), 1999년 찰스 스미스(40개), 1999년 트레이스 샌더스(40개), 2002년 호세 페르난데스(45개) 등 5명만이 한 시즌 40홈런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홈인 목동구장에서 가장 많은 28개를 쳤고, 잠실구장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각각 3개를 날렸다. 이외 5개 구장에선 1~2개씩을 기록했다.
두산전에 가장 많은 10개의 아치를 그렸고, 이어 삼성전에 6개, LG·한화 ·KIA전에 각각 5개씩 날렸다.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송승준을 상대로 솔로포를 기록하며 전 구단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다.
박병호는 내친김에 2003년의 삼성 이승엽(56개)과 심정수(53개) 이후 11년 만의 50홈런 고지도 노린다.
박병호는 올 시즌 102경기에서 40홈런(경기당 0.39개)을 쳤는데, 산술적으로 128경기가 종료됐을 때 딱 5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홈런 2위인 팀 후배 강정호(34개)와의 격차도 다시 5개로 벌어졌다.
삼성 이만수(1983~1985년), 빙그레 장종훈(1990~1992년), 삼성 이승엽(2001~2003년) 이후 역대 네 번째로 홈런왕 3연패를 차지할 가능성도 커졌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가 넥센의 5-7 패배로 끝난 뒤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40홈런을 쳐냈다는 자부심 한편으로는 팀 패배에 대한 아쉬움도 가득해 보였다.
박병호는 “한 번도 40홈런을 쳐보지 못했기 때문에 무척이나 영광스럽다”면서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 때 자부심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그 이후 타석에 부진했고 팀도 졌기 때문에 저로선 아쉬운 결과였다”면서 “오늘 같은 경기에서 이겼으면 더없이 값진 홈런이 됐을 테고 저도 많은 축하를 받으면서 웃을 수 있을 텐데 아쉽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올해 더 많은 장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연습했다”며 “올해 타점이나 타율은 부족하지만 홈런은 40개를 때려내며 제가 원했던 장타력이 더 늘어난 점은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한 시즌 50홈런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박병호는 “50개에 도달해야겠다는 마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홈런을 노리고 치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다만 40홈런을 쳤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는 좀 더 편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오늘 같은 홈런은 타이밍이 늦었고 그래서 타자들끼리 하는 말로 밀려서 홈런이 됐다. 이 홈런이 남은 경기에서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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