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정서 ‘절반의 성공’ 거둔 슈틸리케호

중동 원정서 ‘절반의 성공’ 거둔 슈틸리케호

입력 2014-11-19 00:00
업데이트 2014-11-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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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의 플랜A, 남태희의 플랜B 합격점수비 불안·골 결정력 부족은 ‘숙제’

전술 실험이 계속됐고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가능성은 움이 텄으나 완전한 ‘필승 공식’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귀국을 끝으로 열흘간의 중동 원정을 마무리한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가진 최종 모의고사였다.

대표팀은 요르단전에서는 1-0으로 승리했고 이란과의 결전에서는 0-1 패배를 당했다. 1승 1패라는 전적이 대변하듯 이번 원정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슈틸리케 감독의 ‘팔색조’ 전술 실험은 이번 원정 2연전에서도 계속됐다. “더 이상 실험은 없다”던 이란전에서도 박주호(마인츠)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이라는 작은 변화를 줬다.

요르단전에서는 감독 자리가 공석이던 9월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가동된 4-1-4-1 전술을 시험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표팀의 ‘키(key)’로 통하던 기성용(스완지시티) 없이 치른 경기였다. 대신 한국영(카타르SC)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홀로 세웠고 이전 2경기에서 공격 재능을 검증받은 남태희(레퀴야)에게 수비적인 움직임까지 주문하는 실험을 했다.

이 같은 전술은 전반전 중반부터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한교원(전북 현대)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한교원의 골 역시 양쪽 측면 공격수의 중앙 침투를 중요시하는 슈틸리케 감독을 흐뭇하게 한 장면이었다.

기성용 없이 거둔 승리는 남태희에게 허리를 맡긴 대표팀의 ‘플랜 B’가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 전개 과정에서 보다 다양한 옵션을 쓸 수 있게 됐다.

이란전에서는 대표팀의 ‘플랜 A’ 4-2-3-1 전술이 가동됐고 안정감 있는 수비가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 막판 오심으로 결승골을 내주지 않았다면 무실점이었다.

슈틸리케호는 두 전술 옵션을 안정화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최적의 수비 조합은 찾지 못했고 골 결정력 문제도 그대로 남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요르단전에서 처음 가동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광저우 헝다) 중앙 수비 조합은 실패로 끝났다.

이란전에서 중앙 수비를 맡은 곽태휘(알힐랄), 장현수(광저우 부리)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나 이제 처음 발을 맞춘 상황이다.

김영권은 요르단전에서 실점과 다름없는 기회를 상대에게 두 차례나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여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것처럼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이터’ 곽태휘, ‘컨트롤 타워’ 장현수, 패스가 좋은 홍정호를 두고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낮은 골 결정력 역시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거리다. 박주영(알샤밥)이 오랜만에 복귀했으나 2경기에서 단 1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란전 전반 이근호(엘자이시)를 최전방에 세우는 ‘제로톱’이 가동됐지만 득점은 없었다.

이란전에서 공격수들은 페널티지역 안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선 구자철(마인츠)이 ‘황태자’ 남태희만큼 날카로운 침투를 보여주지 못한 탓이 크다. 자신의 장기인 연계 플레이에서도 효과적이지 못했다.

구자철의 기량 저하로 2선 중앙에 믿고 세울 선수가 남태희밖에 없다는 점은 아시안컵에서 결정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한국은 결승전까지 6경기를 치러야 한다.

골 결정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신욱(울산 현대), 이동국(전북 현대) 두 타깃형 공격수가 부상을 입어 아시안컵 출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앙 수비 조합부터 골 결정력 향상까지 이번 중동 원정에서 드러난 모든 문제를 앞으로 단 한번의 실전 테스트 없이 머릿속 구상으로만 해결해 내야 한다. 기한은 내년 1월 10일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까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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