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연한 공식훈련 ‘로셰트, 힘내라!’

숙연한 공식훈련 ‘로셰트, 힘내라!’

입력 2010-02-22 00:00
수정 2010-02-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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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날아든 어머니의 사망 소식.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이틀 앞두고 뜻밖의 비보를 접한 조애니 로셰트(24.캐나다)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4년을 준비해온 로셰트는 슬픔을 딛고 얼음판에 다시 섰다.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는 슬픈 정적이 감돌았다.

 오전까지만 해도 김연아(20.고려대)의 연기를 지켜보려고 1천여명의 팬들이 몰렸지만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공식훈련은 계속 이어졌다.

 마침내 그룹 1조 연습시간.이날 오전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로셰트는 쇼트프로그램 연기순서 추첨식에 빠졌고,공식 연습에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로셰트는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차분하게 얼음 위에 섰다.

 다른 선수보다 조금 늦게 나타난 로셰트는 점프를 생략하고 스핀과 스텝 연기에 신경을 쏟았다.로셰트는 이후 트리플 점프를 몇 차례 뛰면서 빙질 적응에 힘을 쏟았다.

 이날 훈련에서 팬들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했던 것은 모든 선수의 음악이 끝나고 나서 남은 훈련 시간에 경기장에 울려 퍼진 음악이었다.

 최근 아이티 참사를 추모하려고 셀린 디옹과 나탈리 콜 등 팝스타 70여 명이 다시 녹음한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가 경기장에 흘러나왔고,순간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There are pelple dying)’라는 가사가 나오는 대목에서 로셰트는 경기장 천장을 올려다보고 잠시 눈을 감았다.

 이 때문에 잘못된 선곡임을 눈치 챈 조직위 사람들은 부랴부랴 음악을 끊고 다른 음악을 내보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40여 분의 훈련이 끝나고 로셰트는 믹스트존에서 인터뷰 없이 경기장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서 연습했던 대부분의 선수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로셰트를 위로하는 말을 남겨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연아는 “훈련 직전에 로셰트의 소식을 들었다.빨리 이겨내고 경기에 나섰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아사다 마오(일본)도 “너무 슬픈 소식이다.로셰트가 예전처럼 강력한 연기를 보여주기 바란다”라고 위로했다.

 김연아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역시 “비보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나도 15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너무 슬펐었다.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슬퍼했다.

 캐나다 팀 동료인 신시아 파뉴프도 “로셰트가 훈련에 나선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로세트는 정말 강한 선수”라며 “대회를 치르기로 한 것에 감명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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