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신용대출 10명 중 8명 ‘복수 채무’

소액신용대출 10명 중 8명 ‘복수 채무’

입력 2011-07-12 00:00
업데이트 2011-07-1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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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건 이상 채무자도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돌려막기’ 우려..철저한 모니터링 필요”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반. 일 때문에 고민하는 것보다 매달 카드값 돌려막을 고민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20대 중반에 신용대출과 카드론을 기반으로 이벤트 회사를 시작한 A(33)씨는 ‘빚도 투자’라는 생각에 잇달아 대출을 받았다가 빚을 갚기 위해 또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에 빠졌다.

A씨는 신용회복위원회 등의 도움으로 8년 만에 빚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A씨처럼 고통받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다중채무자 ‘악화일로’

12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1천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자 중 복수채무자(미상환대출 2건 이상) 비중은 8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복수채무자의 평균 보유 대출건수는 1인당 5.4건이었다.

소액신용대출자 10명 중 8~9명이 평균적으로 무려 5건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체 채무보유자에서 미상환 대출이 3건 이상인 다중채무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부터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대출자 중 다중채무자의 비율은 지난해 1분기 54.6% 이후 같은 해 2분기 55.5%, 3분기 56.1%, 4분기 57.3%로 커졌다.

더 큰 문제는 다중채무자 대다수가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대출을 함께 갖고 있어 금리가 상승할 경우 상환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다중채무자 가운데 은행만 이용하는 고객은 8%에 불과한 반면 은행과 비은행권 대출을 동시에 가진 고객은 71%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1분기 기준 2개 이상 대부업체에 손을 벌린 사람의 비중도 전체 복수채무자의 14.1%에 달했다.

◇전문가 “‘돌려막기’ 우려”

다중채무자가 증가하면서 빚을 내 빚을 갚는 일명 ‘돌려막기’가 다시 성행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지만 다중채무자가 증가하는 추세로 볼 때 이미 받은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빚을 지는 ‘돌려막기’도 성행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 신용카드 발급과 카드론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 더이상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카드대출로 눈을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 4월 현재 개인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1억1천488만장으로 1년 전보다 9.2%가 증가했다.

카드론 총액은 지난해 기준 23조9천억원으로 1년 전 18조원보다 32.8%가 늘어났고, 전체 카드론 사용자 중 2건 이상의 카드론을 미상환한 복수카드론 보유자 비중은 2009년 말 46.7%에서 지난해 말 50.9%로 증가했다.

전 연구원은 “카드론 증가액의 상당 부분은 동일인에 의한 중복대출이라는 점에서 상환위험이 집중되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당국이 철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러나 “카드사 등이 과거와 달리 개인 신용정보를 토대로 대출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엄격히 심사하고 있어 다중대출로 최악의 부실이 빚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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