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남자라면 신라면에 도전” 농심 ‘무덤덤’

팔도 “남자라면 신라면에 도전” 농심 ‘무덤덤’

입력 2012-03-11 00:00
업데이트 2012-03-1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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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승부” 선언에 “잔혹사 한 페이지일뿐” 외면

“신라면 도전 잔혹사를 잊었는가?”

하얀 국물의 꼬꼬면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팔도가 빨간 국물인 ‘남자라면’으로 신라면에 도전장을 내민다고 선언하자 농심측이 ‘과거 도전했다가 명멸한’ 라면들을 상기시키면서 한 말이다.

팔도는 남자라면을 10일부터 시중에 내놓았다.

빨간 국물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서 6개월간의 개발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작년 7월 꼬꼬면을 출시한 직후 바로 준비했다는 얘기다.

남자라면은 소고기와 야채맛 육수를 혼합하고 마늘을 첨가해 ‘화끈한 매운맛’이 일품이라고 팔도는 선전한다.

특히 소비자 80명을 대상으로 신라면과 남자라면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65.9%가 남자라면을 선호했다고 한다.

팔도 최재문 대표는 “라면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농심은 콧방귀를 뀐다.

농심은 지난 15년간 신라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소리소문없이 시장에서 사라져간 라면들을 예시했다.

1996년 빙그레는 ‘라면이 아니라 뉴면’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오면서 ‘뉴면’이라는 제품으로 신라면에 도전했다가 큰 재미는 못 보고 2004년 라면 사업을 접었다.

1996년 출시된 오뚜기의 ‘열라면’, 1997년 삼양의 ‘핫라면’, 한국야쿠르트의 ‘쇼킹면’ 등은 신라면과 유사한 매운맛을 강조했다.

이후 콩기름으로 튀긴 빙그레의 ‘매운콩라면’(1998년), 신라면보다 100원 싼 가격으로 승부를 걸었던 삼양의 ‘쇠고기 맵다면’(1999년), 구수한 된장맛을 표방한 한국야쿠르트의 ‘장라면’(2005년) 등도 ‘타도 신라면’을 외쳤었다.

이후 GS리테일의 ‘틈새라면’(2006년), 롯데마트의 ‘롯데라면’(2010년) 등 유통업체들이 자체상표부착(PB) 제품으로 도전하기도 했다.

롯데라면은 신라면보다 10% 싼 가격을 내세웠으나 합성 조미료 성분인 글루탐산나트륨(MSG)이 사용돼 안정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꼬리를 감춰야 했다.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광고 카피로 내세우면서 1986년 화려하게 등장한 농심의 신라면은 이듬해인 1987년부터 ‘라면의 왕좌’에 오른다.

신라면은 현재 라면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연평균 8억 봉지가 팔리고 있고, 연간 매출은 5천억원에 달한다.

농심은 꼬꼬면과 삼양의 나가사키 짬뽕, 오뚜기의 기스면 등이 작년 7월 이후 하얀 국물 라면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세간에 화제가 되고 판매량도 급등하자 한때 위협을 느꼈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도 오뚜기와 손잡고 하얀 국물인 ‘라면이(e)라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일본의 라면 제조 기법인 돼지뼈 육수를 주로 이용해 한국인 입맛에 맞는 칼칼한 맛 등을 가미한 이들 하얀 국물이 얼큰하고 매운 농심 전통의 빨간 국물맛을 뒤엎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겼다.

농심은 이 때문에 하얀 국물인 ‘후루룩 칼국수’를 출시해 이들에 대응하기도 했다.

그러나 농심은 빨간 국물이 아닌 다른 국물에는 사실 큰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올들어 꼬꼬면과 기스면 등의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후루룩 칼국수’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올라가자 농심은 ‘하얀 국물들의 도전’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던듯하다.

하얀 국물 라면이 대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농심은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팔도가 빨간 국물인 남자라면을 후속으로 내놓고, 삼양이 나가사끼 짬뽕에 이어 갈색 국물의 ‘돈라면’을 내놓은 것은 하얀 국물의 ‘반짝 열풍’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라면과의 정면 승부를 선언한 팔도의 의욕은 당차다.

팔도는 2012 프로야구 메인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팔도는 한국야쿠르트에서 법인이 분리되기 전 ‘쇼킹면’과 ‘장라면’으로 신라면에 도전했다가 쓴잔을 마신 기억이 있다.

35년간 ‘라면 킹’의 칭호를 지키고 있는 신라면을 꺾기 위한 도전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소비자들은 자못 궁금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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