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종류만 1만개…70%는 ‘무용지물’

신용카드 종류만 1만개…70%는 ‘무용지물’

입력 2012-03-11 00:00
업데이트 2012-03-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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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용 ‘눈덩이’…히트작은 1% 수준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운영 중인 카드 종류만 1만 가지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70% 정도는 고객이 거의 쓰지 않아 막대한 관리 비용만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등 7개 대형 카드사가 발급해 운영 중인 카드 종류는 1만254개다.

비씨카드가 8천700개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 365개, 신한카드 360개, 롯데카드 289개, 삼성카드 220개, 하나SK카드 197개, 현대카드 123개다.

이 가운데 10만장 이상 팔아 히트작으로 불릴만한 카드는 비씨카드가 20여개이고 나머지 카드사는 10개 안팎씩으로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고객이 꾸준히 이용해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카드는 3천여 종에 그쳤다. 나머지 7천여 종의 카드는 이용 실적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여신업계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카드를 발급하고 관리하는데만 연간 2천억~3천억원 가까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카드사가 부가서비스별로 여러 종류의 카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객이 한 카드사의 카드만 4~5장 가진 경우도 많다. 주유, 통신, 극장 등 다양한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려면 많은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대박으로 부를 수 있는 카드는 10여개에 불과하고 카드 종류의 70%는 유지비만 드는 돈 먹는 하마”라면서 “이들 대부분이 제휴카드로 발급된 상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담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고 현금서비스 등 신용대출이 자유로울 때는 카드사가 많은 종류의 카드를 팔수록 유리했다.

그러나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돼 수수료율이 1%대 중후반으로 낮아지고 신용대출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무작위로 발급된 카드들이 오히려 경영에 부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도 카드 종류를 대거 축소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1만여개에 달하는 카드를 연말까지 5천개 정도로 줄일 방침이다.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KB국민카드다. 이 회사는 최근 모든 부가서비스를 카드 1장에서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는 통합카드 ‘혜담’을 선보였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부가서비스를 담는 장바구니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예전에는 주유, 통신 등 서비스별로 카드를 발급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한 카드에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담을 수 있어 여러 종류의 카드가 필요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SK카드도 ‘혜담’ 카드와 유사한 ‘내마음대로 카드’를 운영 중이다. 8가지의 부가서비스를 필요한 만큼 고객이 카드에 담을 수 있도록 돼 있다.

현대카드는 발급하는 카드 종류를 최근 30여개로 대폭 정비했다. 부가서비스를 받는 조건을 단순화한 ‘제로 카드’가 대표적이다.

삼성카드는 숫자시리즈 카드를 바탕으로 1부터 7까지 부가서비스가 고객의 필요에 맞게 담긴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이 시리즈가 완성되면 수백 가지 종류의 카드를 발급할 필요가 없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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