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역중단 1년..北, 中 의존도 심화>

<남북교역중단 1년..北, 中 의존도 심화>

입력 2011-05-20 00:00
업데이트 2011-05-2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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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력난에 무연탄 수출 급증..”1분기 산둥서만 100만t 수입””北 봉제공, 中 내륙에까지 진출”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대북 교역을 전면 중단한 5.24 조치가 오는 24일로 만 1년이 되면서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신의주-단둥(丹東) 두 도시를 잇는 신압록강대교가 지난해 말 착공식을 한 데 이어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으며 양측이 합작하기로 한 압록강의 섬 황금평 개발과 훈춘(琿春)-라진항 도로보수 공사도 이달 말 북·중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잇따라 착공식을 열 것으로 알려지는 양국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남북교역 중단으로 외화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북한의 대중(對中) 지하자원 수출과 인력 송출이 급증하고 있다.

◇中 전력난에 올해 들어 무연탄 수출 급증

북한은 남북 교역 중단에 따라 남한으로의 수출길이 막히자 무연탄 등 지하자원 판로를 중국으로 돌렸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중 교역액은 34억 달러로 전년보다 30%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북한의 수출품 대부분은 무연탄을 비롯한 지하자원이다.

올해 들어 남방지역 공장 가동이 중단될 만큼 중국이 심각한 전력난을 겪으면서 북한의 대중 무연탄 수출은 더욱 늘고 있다.

단둥(丹東)의 한 대북 무역상은 “중국 최대 화물 전용 부두인 산둥(山東)성 룽커우(龍口)항에만 올해 1분기에 북한산 무연탄 100만t이 들어왔다”며 “단둥(丹東)과 다롄(大連) 등 북한과 인접한 항구의 수입량까지 합치면 올해 북한에서 수입한 무연탄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무역상의 말대로라면 북한이 올해 들어 중국에 수출한 무연탄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중국 해관이 밝힌 지난 1월 북한의 대중 수출 석탄 물량은 49만3천t인데 이 물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18배 급증한 것이다.

이 무역상은 “남방에서 제한 송전 조치가 이뤄질 만큼 올해 중국의 전력난이 심각하다”며 “대부분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 중국 전력업체들이 북한산 석탄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석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거에는 중국의 석탄 수입상들이 돈 떼일 것을 우려해 선금결제를 꺼렸는데 이제는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산 무연탄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해 북한 남포항 선적 기준 t당 65-70달러였던 것이 올해 85달러로 30%가량 올랐다. 중국 수입상들은 운송비 등의 명목으로 15달러를 챙긴 뒤 110달러를 받고 중국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석탄 수입상은 “외화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남한과의 교역 중단 이후 유일한 판로인 중국에 국제 시세보다 저렴하게 석탄을 수출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 무역상들로서는 큰돈을 벌 기회”라고 말했다.

◇北, 봉제공 中송출 안간힘..”내륙까지 진출”

원·부자재를 북한에 보내 가공한 뒤 완제품으로 들여오는 남한기업들의 의류 위탁가공이 전면 중단되면서 외화벌이에 타격을 받은 북한은 봉제공 등 노동력의 중국 송출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미 단둥에는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1천여 명의 북한 봉제공들이 들어와 일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노동자들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외국의 단순 노동직 인력 유입을 엄격하게 통제했으나 최근 인건비가 급등한 데다 생산업체들이 인력난을 겪자 북한 노동자 유입을 묵인하고 있다.

훈춘(琿春)과 투먼(圖們) 등 북한 접경 도시 의류업체들도 1천600여 명의 북한 인력을 고용하겠다며 지난해 지방정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기범 주선양 북한 총영사는 지난 1월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을 방문, 2천여 명의 북한 여성 노동자를 고용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선양(瀋陽)의 한 대북 무역상은 “북한의 인력송출 담당 관계자가 ‘올해 산둥과 허베이 등 내륙에도 인력을 송출했다’며 ‘500명이든 1천 명이든 얼마든 공급할 수 있으니 고용할 중국업체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단둥에서 대북 의류 위탁가공을 해온 한국 기업인은 “한국업체들의 대북 위탁가공 중단 이후 북한이 유휴 봉제공들을 중국으로 내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인건비가 저렴하고 밤샘 근무도 거부하지 않아 중국 업체들도 북한 근로자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의 한국 위탁가공업자들은 남북 위탁가공 무역 중단으로 북한이 받는 타격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둥의 한 한국 기업인은 “오랫동안 한국 의류를 위탁가공해왔던 북한 봉제기술은 상당한 수준”이라며 “중국과 유럽의 의류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이 빠진 북한 위탁가공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양성한 북한의 고급 인력을 중국과 유럽업체들에게 내주는 꼴”이라며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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