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고전 이탈리아, 교황 선출 ‘특수’

경기침체 고전 이탈리아, 교황 선출 ‘특수’

입력 2013-03-15 00:00
수정 2013-03-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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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이탈리아가 새 교황 선출로 뜻밖의 ‘특수’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지난달 1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하면서부터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는 여행 비수기임에도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오는 19일로 예정된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의 즉위 미사와 부활절(3월31)을 앞두고 더 많은 사람이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05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즉위식에는 약 35만 명의 인파가 로마로 모인 바 있다.

이탈리아 전국 호텔협회 ‘페더럴베르기’(Federalberghi) 로마 지사의 주세페 로시올리 회장은 이달 로마 관광객이 예전보다 10%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로시올리 회장에 따르면 로마는 교황 선출과 즉위식이 열리는 동안 숙박과 식당, 박물관 등에서 최대 5천500만 유로의 추가 관광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는 또한 현재 이탈리아의 실업률이 20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호텔 임시직 고용률도 10%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1천200년 만의 첫 비 유럽권 교황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더 많이 로마를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로마를 여행 중인 필리핀인 관광객도 교황이 성당 발코니로 나오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기 위해 “여행 일정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여행객은 며칠 간 요금을 더 비싸게 내더라도 “기꺼이 더 머물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콘클라베 기간 중 로마의 숙박 요금은 민박집 기준 8%에서부터 4성급 호텔 기준 최고 125%까지 치솟았다고 이탈리아 소비자단체인 페데르콘수마토리(Federconsumatori)는 지난 11일 밝혔다.

또한 호텔 가격비교 사이트인 트리바고(Trivago)에 따르면 새 교황이 첫 삼종 기도를 집전하기 하루 전인 16일 로마의 숙박 요금은 1박당 평균 164 유로(약 24만원)를 기록, 이탈리아에서 로마의 숙박요금이 가장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로시올리 회장은 “로마가 세계의 명소라는 사실에도 여전히 더 많은 관광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교황 선출로 인한) 언론 보도는 고가의 24시간짜리 광고캠페인만큼이나 효과가 크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여행객 상당수가 ‘성지 순례’ 목적으로 로마를 찾는 경우가 많아 특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토니오 가젤로네 로마시 의원은 “이런 사람들은 성지 근처에 머무는 경향이 있으며 그곳에서 점심도 먹고 새 교황의 기념품을 살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들이 루이뷔통 매장에서 쇼핑하진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가젤로네 의원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고국이나 남미권 관광객들의 여행 준비 시기를 고려할 때 증가하는 시기도 올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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