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자국 영토분쟁 휘말리나

교황, 자국 영토분쟁 휘말리나

입력 2013-03-19 00:00
수정 2013-03-1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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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통령, 포클랜드 분쟁 개입 요청

아르헨티나 국적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도 하기 전에 자국의 영토분쟁에 휘말릴 상황에 처하며 외교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교황은 18일(현지시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부터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영유권과 관련해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의 대화를 이끌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이니 포클랜드 분쟁이 아르헨티나에 유리하게 되도록 논의를 이끌어 달라는 암묵적인 개입요청인 셈이다.

그러나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지도자인 교황이 자국 영토 분쟁에 관여한다는 것은 극도로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칫하면 엄청난 반발을 초래하고 교황청의 위신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최근 양국간 갈등이 더욱 격화된 가운데 교황이 잘못 손을 댔다가는 불똥이 어떻게 튈 지 알 수 없다.

포클랜드 해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유전이 발견된 이후 영유권 분쟁은 더욱 심화됐으며 영국 정부는 지난 10∼11일에는 아르헨티나의 영유권 협상 요구에 맞서 주민투표를 강행하기도 했다.

AP통신은 교황이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일 분위기는 없으며 교황청도 이와 관련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이미 선출 직후에 포클랜드에 관한 과거 발언으로 인해 영국의 항의를 받은 터라 더욱 처신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교황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교황이 지난해 포클랜드 전쟁 추모 미사에서 “영토를 강탈당했다”고 표현하고 2010년에는 포클랜드가 “우리 땅”이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교황을 곤란한 입장으로 몰아 넣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추기경으로 교단을 이끌던 교황과는 오랜시간 적대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그는 그러나 추기경이 예상치 못하게 교황으로 선출되자 곧바로 입장을 바꿔 바티칸으로 달려와서는 포클랜드 분쟁을 화두로 꺼내들었다.

텔레그래프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10월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포클랜드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아르헨티나 일각에서 자국 출신 교황의 탄생을 계기로 포클랜드섬의 영유권 주장에 중량감 있는 조력자를 얻게 됐다는 인식을 할 수 있겠지만 교황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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