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 중국 새 지도부와 마찰…첫 외교 시험대

새 교황, 중국 새 지도부와 마찰…첫 외교 시험대

입력 2013-03-19 00:00
수정 2013-03-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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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 총통 즉위 미사 참석 반발…바티칸 “모든 이 환영” 묵살

프란치스코 새 교황이 막 출범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와 마찰을 빚으면서 처음으로 외교적 시험대에 올랐다.

양측은 세계인의 관심과 기대 속에 19일 열리는 즉위 미사에 대만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사절단과 함께 참석하는데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으로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바티칸 측에 “중국 정부를 모든 중국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로 인정해야 한다”며 대만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거듭 촉구했다.

현재 세계에서 중국 대신 대만을 승인한 국가는 바티칸을 포함해 모두 23개국으로 유럽에서는 바티칸이 유일하다.

화 대변인은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국과 바티칸 간 관계 개선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 마 총통의 참석을 수용하지 말 것도 요구했다.

대만의 최고 지도자가 가장 최근 바티칸을 방문한 것은 2005년 천수이볜(陳水扁) 당시 총통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참석한 일이다. 당시에도 중국은 조문단 파견을 거부하고 천 총통에게 비자를 발급한 이탈리아에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은 이번에도 즉위 미사를 보이콧하며 반발했지만, 바티칸 측은 정식으로 초대한 적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누구에게도 특권이 부여되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참석을 거부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오는 사람은 누구든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 정권은 1951년 바티칸과 관계를 단절했다. 6년 후 중국은 교황을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 자체 가톨릭 교회를 설립했으며, 교황청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지 못한 가톨릭 교회들을 지휘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 체제에서 바티칸이 중국 당국이 임명한 주교들을 파문하고 중국 당국은 고위 성직자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식으로 맞대응하면서 양측 갈등은 악화했다.

미국 위트워스 대학의 중국 종교 전문가인 앤서니 클라크는 “중국의 공식 입장은 중국 가톨릭 교회에 대한 교황의 통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교황청으로서는 대만과 외교관계를 단절할 의향을 이미 밝혔으며 이제 결정권은 중국 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지프 젠 홍콩 추기경도 “지금까지 모든 교황은 중국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며 양측 문제는 이제 중국 새 지도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이탈리아 언론에 전한 바 있다.

중국과의 문제 해결에는 16세기 말 중국에서 활약한 선교사 마테오 리치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황과 같은 예수회 소속으로 중국어에 능통했던 리치는 유교와 기독교는 적대적이 아니라 매우 유사하다고 봤다.

중국에는 현재 1천200만 명의 가톨릭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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