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와 연락 안 돼” “CERN 포함 여부 때문” 등 다양한 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발표시간을 1시간가량 넘긴 것을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애초 물리학상 수상자를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11시45분(한국시간 오후 6시45분)에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벨위원회가 실제로 수상자를 발표한 시간은 낮 12시45분께,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7시45분께였다.

노벨위원회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견한 공로를 인정해 영국의 피터 힉스(84) 에든버러대 명예교수와 벨기에의 프랑수아 앙글레르(80) 브뤼셀 자유대 명예교수를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발표했다.

이처럼 물리학상 수상자 발표가 지연된 것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노벨 위원회나 노벨 물리학상 심사위원회 위원들은 발표 지연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노벨상 규정에 따르면 최소한 50년간은 심사 과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설하지 말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테판 노마크 스웨덴 왕립과학원 사무총장이 AP 통신에 전한 발언을 통해 발표 지연 이유를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노마크 사무총장은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물리학상 수상자 발표 예정 시간 2시간15분 전인 오전 9시30분에 회의를 시작했으나 예상외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앞으로는 회의 시간을 오전 8시30분으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9일 보도했다.

그는 “시간이 걸렸다. 이것(노벨물리학상)은 대단한 상이다”면서 “할 말이 많은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노마크 사무총장은 또 수상자 발표 전에 수상자 가운데 한 명이 힉스 교수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그것 때문에 수상자 발표가 지연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수상자가 3명을 넘을 수 없게 돼 있는 노벨상 규정도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선정 지연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과학계 안팎에서는 힉스 교수와 앙글레르 교수는 올해 노벨 과학상 수상자로 예상하는 분위기였으며, 일부에서는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입증한 유럽 원자핵 공동연구소(CERN)나 이 연구소의 과학자들도 두 교수와 함께 공동 수상자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CERN의 힉스 입자 입증 실험에 관여한 과학자들이 수천 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물론 노벨위원회가 개인 대신에 기관이나 조직을 수상자로 선정할 수 있지만, 노벨 평화상을 제외하고 기관에 상을 준 사례는 없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볼 때 노벨위원회는 CERN이나 CERN의 과학자 가운데 한 명을 수상자에 포함하는 문제를 놓고 논의하느라 수상자 발표가 지연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노벨위원회나 노벨 물리학상 심사위원회의 어떤 관계자도 진실에 대해선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왜냐하면 최소한 50년간은 오직 수상자에 대해서만 얘기하게 돼 있는 노벨상 규정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은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노벨 물리학상 심사위원회가 수개월간의 심사과정을 거쳐 3명 이내의 후보자를 노벨위원회에 추천하며, 노벨위원회가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