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마리 소 풀어놓고 “달려라”…매년 쇠뿔에 찔리는 나라

22마리 소 풀어놓고 “달려라”…매년 쇠뿔에 찔리는 나라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3-08-22 11:16
업데이트 2023-08-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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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달리기축제 부상자 20명
투우사처럼 피하면 박수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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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관련 자료사진. 산페르민 소몰이 축제에서 황소들이 몰려 나오자 참가자들이 받히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 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관련 자료사진. 산페르민 소몰이 축제에서 황소들이 몰려 나오자 참가자들이 받히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 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매년 다치는 사람이 보고되는 멕시코 황소 축제에서 이번에도 쇠뿔에 받히거나 소에 밟힌 부상자가 속출했다.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160㎞ 떨어진 틀락스칼라주 우아만틀라에서 지역 이름을 딴 축제가 열렸다.

주민과 방문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이벤트는 ‘황소 달리기’였다. 왕복 2차로 정도 되는 도로 양옆에 안전 시설물과 관중석을 설치한 뒤 도로 한복판에 소를 풀어놓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행사에는 22마리의 소가 동원됐다.

달려오는 소를 투우사처럼 피하면 관중들의 박수를 받지만 피하지 못하면 다치는데 이날은 평소보다 많은 2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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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황소축제서 다친 환자 병원으로 옮기는 구조대원. 틀락스칼라주 보건부 페이스북 캡처
멕시코 황소축제서 다친 환자 병원으로 옮기는 구조대원. 틀락스칼라주 보건부 페이스북 캡처
쇠뿔에 찔려 중상을 입은 31살 남성과 28살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소 한 마리가 부상으로 도로에 누워 있는 남성을 추가로 여러 차례 들이받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틀락스칼라 주정부는 전날 늦게 성명을 내 “중상자는 모두 심각한 상태로 입원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일부 축제 참가자가 술을 마신 상태였다고 전했다. 안전불감증 지적에도 일부 현지 언론은 관련 기사에 ‘우아만틀라 지역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용감한 축제의 메카로 거듭났다’는 등의 제목을 달아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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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열린 ‘산 페르민 소몰이 축제’ 참가자가 황소 뿔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열린 ‘산 페르민 소몰이 축제’ 참가자가 황소 뿔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스페인 소몰이서는 16명 사망도
가장 유명한 소몰이 축제로는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지역의 전통행사 ‘산 페르민’이 있다. 수천명의 참가자가 시청 앞에 모여 황소들에 쫓기며 800여m 떨어진 투우장까지 비좁은 골목길을 달리는 행사다.

지난해 열린 행사에서는 18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다. 소에 밟히거나 팔이 부러진 사람도 있었지만, 소뿔에 찔려 중상을 입은 참가자는 없었다.

소뿔에 찔리는 건 소몰이 행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꼽힌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전 산 페르민 축제가 마지막으로 열린 해였던 2019년에는 최소 39명이 다쳤고, 소뿔에 찔린 사람이 8명이었다.

1910년 이후 산 페르민 축제에선 소몰이 행사에 참가했던 16명이 사망했다. 마지막 사망자가 발생한 해는 2009년이었다. 소몰이에 동원된 황소들은 같은 날 오후 전문 투우사 경기에서 도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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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에 반대하는 동물활동가들이 ‘산페르민 축제’의 시작에 앞서 온몸에 붉은색과 검은색을 칠하고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자는 ‘팜플로나: 피투성이의 고문과 죽음’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투우에 반대하는 동물활동가들이 ‘산페르민 축제’의 시작에 앞서 온몸에 붉은색과 검은색을 칠하고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자는 ‘팜플로나: 피투성이의 고문과 죽음’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동물권단체 “유혈사태 막아야”
동물권단체인 페타(PETA) 등은 투우경기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어린 황소들은 팜플로나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이송된다. 그런 다음 도시의 좁은 길을 지나가게 되는데 이때 관광객들이 시끄럽게 쫓아다니며 그들을 괴롭힌다. 이 과정에서 황소들은 벽에 부딪히는 등 크고 작은 사고로 뼈가 부러지기 일쑤다”고 밝혔다.

이어 “투우장에서도 황소들이 당하는 야만적인 행위가 이어지는데 적어도 48마리가 목숨을 잃을 것이다. 팜플로나 시장은 이 유혈사태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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