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회담 北제안’ 美반응은… ‘2.29 합의’ 관심

‘고위급 회담 北제안’ 美반응은… ‘2.29 합의’ 관심

입력 2013-06-16 00:00
수정 2013-06-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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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NSC 대변인 “발표내용 있으면 알려주겠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고위급 회담 제안에 대해 15일(현지시간) 밤늦게까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케이틀린 헤이든 대변인은 이날 전격적인 북한의 제안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발표내용이 있으면 알려주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미국 정부는 우선 북한의 제안 배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강조한 “비핵화는 김일성·김정일 유훈”이라는 대목을 의미있게 보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강조해온 ‘진정성있는 비핵화 의지’와 ‘말이 아닌 행동’이라는 기본 원칙에 북한이 일정부분 호응해온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제임스 줌왈트 동아태 부차관보가 지난 13일 일본 도쿄(東京)를 방문해 “우리는 북한과 진정성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에 열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이 주목된다.

그는 특히 “이는 기존 합의를 기반으로 해서 북한과 대화하기를 강하게 원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하면서 “기존 합의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한 비핵화 합의는 멀게는 2005년 북핵 6자회담에서 도출했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9.19 공동성명(2005년)과 가깝게는 지난해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나왔던 ‘2.29 합의’를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체감적으로는 역시 2.29 합의에서 북한이 하기로 약속한 비핵화 사전조치가 시의성이 있다.

2.29 합의의 골자를 보면 미국은 북한에 24만t 규모의 영양(식량)지원을 하고, 이에 호응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및 우라늄농축 활동을 포함한 영변 핵 활동에 대한 모라토리엄(유예)을 하는 것으로 돼있다. 물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이 합의는 무산됐지만, 북한의 이번 제안으로 다시 외교적 의미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북한이 최근들어 거의 강조하지 않던 ‘비핵화 유훈’까지 거론한 것을 고려할 때 미국이 요구해왔던 이른바 ‘진정성있는 비핵화 의지’는 상당 부분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건은 북한이 어떤 행동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이런 맥락에서 2.29 합의 당시 약속했던 조치들을 북한이 취할 경우 미국도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소식통들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6자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대화’에 응할 용의를 밝힌 이후 북한과 중국 간에 모종의 정책적 공감대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이 최 특사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한 점이나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다시 ‘북한의 핵무기 보유 불용’과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것도 북한과의 사전 조율을 거쳐 나온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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