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비핵화 조치가 선행조건”…한미공조 자신감 보여靑 “北 국제의무와 약속준수 확실한 행동 보여야” 주문
청와대는 16일 북한이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의한 데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정부가 알아서 대응하지 않겠는가”라면서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대응을 지켜보는 것이지 거기에 대해 청와대가 뭐라고 하겠느냐”라고만 말했다.
북한이 대화를 제의한 상대가 미국인데, 제3자격인 우리 정부가 나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런 기류에는 북한 이슈나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간 공조에 이견이 없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대화에는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실질적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임을 우리 정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북한의 대화 제의 직후 청와대 내에선 지난주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입장 표명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당국간 회담이 추진됐던 것과 관련해 북미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약간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오랜 기간 밝혀왔다”며 “다만 이는 북한이 국제 의무와 약속을 준수하기 위한 확실한 행동에 나설 의지가 있을 때 그렇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특히 북한이 북미간 대화를 제의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대목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북한의 제의가 진정성을 가졌는지에 대해 청와대 일각에서 회의적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북한이 지난 2월12일 제3차 핵실험 및 연이은 도발 위협 이후 일본, 중국측과 대화를 가진 뒤 우리와 대화를 시도했다가 무산되자마자 미국에 대화를 요청한 것은 북미대화를 위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전략적 행동’이 아니었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