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베네수엘라 실제 경제 성적표…물가 13만% 폭등

공개된 베네수엘라 실제 경제 성적표…물가 13만% 폭등

김규환 기자
입력 2019-05-30 14:40
업데이트 2019-05-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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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 29일(현지시간) 4년 만에 경제지표를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적십자 본부 앞에서 한 시위자가 “우리는 인도적 지원을 원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카라카스 AP 연합뉴스
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 29일(현지시간) 4년 만에 경제지표를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적십자 본부 앞에서 한 시위자가 “우리는 인도적 지원을 원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카라카스 AP 연합뉴스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4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 지표를 공식 발표했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무려 13만 6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추산치(92만 7790%)와는 큰 차이가 보였다. 이전 물가상승률은 2016년 274.4%였고, 2017년에는 862.6%였다.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18.7%나 기록했고, 공공부문 소비는 9% 감소됐다. 제조업 경기는 22.5%, 소매업 경기는 34.1%나 곤두박질쳤다. IMF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는 25% 축소되고, 물가상승률은 100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은행은 또 주요 수출품목인 원유 수출액도 공개했다. 원유가격 하락과 정치적, 경제적 혼란 속에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액은 2014년의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는 298억 달러(약 35조 6000억원)에 그쳤다. 2014년 수출액은 717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4월 기준 하루 평균 103만 배럴로 10년 전(320만 배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알레한드로 베르너 IMF의 국장은 앞서 지난 4월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일 것이라면서 “비슷한 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전 생활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10년 또는 수십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정권의 검열을 받아온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갑작스레 경제 지표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베네수엘라는 그동안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에 의해 경제 지표를 발표하지 못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식량난과 정전사태, 의료 붕괴 등 인도적 위기를 보여주는 지표를 의도적으로 숨겨왔다. 2017년에는 보건부가 세계가 놀랄 만큼 급증한 영아 및 산모 사망률을 공개하자 마두로 대통령은 보건부 장관을 즉시 해고하기도 했다.

때문에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2017년 지표를 포함한 경제지표를 발표하자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베네수엘라의 한 경제학자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실제로 데이터를 업데이트했다”며 “그들이 지금 왜 이를 모두 공개하는지 우리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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