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스리쿠션이 올림픽 종목이면 金 자신”

“당구 스리쿠션이 올림픽 종목이면 金 자신”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4-04-19 01:45
업데이트 2024-04-19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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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첫 세계 1위 김하은 선수

10세 때 아버지 따라가 큐와 인연
키 작아 처음 3년 스트로크 연습만
중1부터 훈련… 고교 검정고시로
“올림픽·亞게임 종목 채택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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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은이 지난달 29일 강원도 양구 청춘체육관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 여자 스리쿠션’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김하은은 한국 여자 캐롬 선수 최초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대한당구연맹 제공
김하은이 지난달 29일 강원도 양구 청춘체육관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 여자 스리쿠션’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김하은은 한국 여자 캐롬 선수 최초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대한당구연맹 제공
“여자 스리쿠션이 올림픽 종목이면 금메달은 자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여자 스리쿠션(캐롬) 선수로는 사상 처음 세계 1위에 오른 김하은(19·충북당구연맹)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2일자 세계캐롬당구연맹(UMB) 순위에서 세계선수권 5회 우승에 빛나는 ‘역대 최강’ 테레사 클롬펜하우어(41·네덜란드)를 밀어내고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해 10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치른 세계선수권 공동 3위에 오르고 지난달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한 김하은은 “두 가지 꿈 중 하나를 이뤘으니 오는 9월 프랑스 세계선수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구는 세 번 이상의 쿠션을 거쳐 두 개의 공을 맞히는 스리쿠션과 포켓에 공을 넣는 포켓볼, 스누커 종목이 있다. 한국에선 스리쿠션이 대세다. 10세 때 당구가 취미인 아버지를 따라나섰다가 큐와 인연을 맺은 김하은은 “처음에는 어린 저를 보는 시선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당구 자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달라졌다”고 말했다.

어린 김하은의 눈에 당시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을 휩쓴 최성원(47)은 너무 멋있었다. 큰 고민 없이 전문 선수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키가 작아 처음 3년은 스트로크 연습만 했다. 당구대에서 공을 칠 수 있을 정도로 자란 중학교 1학년 때 비로소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하루 8시간 강행군이었다. 당구에 전념하기 위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치렀다. 3년 만에 아버지의 실력을 뛰어넘었다. 그는 “할 줄 아는 게 당구밖에 없어서 등교하는 또래를 보면 ‘당구를 안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며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돌이켰다.

요즘은 월드컵 3회 우승에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 무대에서도 활약한 김행직(32)이 ‘롤 모델’이라고 한다.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신중하게 경기하는 스타일이라는 김하은은 아직도 길을 보는 눈이 부족하다며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당구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던 적이 없다. 아시안게임에서는 1998년 방콕 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남녀 포켓볼, 남녀 스누커, 남자 스리쿠션 경기가 열렸다. 당구가 정식 종목으로 복귀하는 2030년 카타르 대회에선 여자 스리쿠션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당구는 나의 전부”라는 김하은은 “여자 스리쿠션 선수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는 날이 온다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전문기자
2024-04-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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