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빈 라덴 사살...거참 난처하네

北, 빈 라덴 사살...거참 난처하네

입력 2011-05-03 00:00
업데이트 2011-05-0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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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미국 지정 국제테러집단 동질의식?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소식에 북한은 3일 현재까지 일단 침묵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 빈 라덴의 사살을 공식 발표한 이후 꼬박 하루가 지났지만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아직까지 이에 관한 소식은 물론 아무런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빈 라덴 사망을 전 세계 매체들이 국제적인 톱뉴스로 앞다퉈 보도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북한의 이 같은 ‘침묵모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등지에서 미군이 한명이라도 사망하면 북한 매체들이 이를 곧바로 상세히 보도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가운데 중앙통신은 3일 오전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달 27일 ‘지배세력들이 이란 인민과 정부 사이에 불화를 조성하기 위해 갖은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적들의 음모책동을 강력히 규탄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미국이 빈 라덴 사살을 자축하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 그의 사망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가운데 하메네이의 발언을 빌려 외부세력의 중동 개입을 비난한 셈이다.

북한은 그동안 빈 라덴을 직접 편들지는 않았지만 그를 비난하는 일도 없었다. 오히려 ‘반테러전’ 명목으로 빈 라덴을 추적해온 미국을 비난해왔다.

미국으로부터 테러국가 대우를 받아온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에 의해 국제테러집단으로 낙인찍힌 알카에다의 지도자를 직접적으로 비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작년 11월 “현재 미국에 빈 라덴 체포와 알 카에다 소탕은 반테러전 강행의 그럴듯한 명분이 되고 있다”며 “미국이 빈 라덴 체포에 목청을 돋우면 돋울수록 반테러전 미명하에 자주적인 나라들에 대한 그들의 군사적 간섭과 침략책동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북한은 당시 “빈 라덴을 체포하거나 죽이면 미국의 반테러전 구실과 명분이 상실될 수 있기 때문에 빈 라덴 체포놀음은 일종의 연막에 불과하고 그 막후에서 좀더 큰 침략적 군사작전을 벌이자는 게 미국의 진짜 속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빈 라덴의 사망에 입을 닫을 가능성도 있다.

6자회담 등을 통한 미국과의 대화에 목마른 상황에서 미국의 자축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언사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다.

또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 여부가 곧 결정된다는 점도 북한이 빈 라덴 사살을 무턱대고 비난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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