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FTA설득’ 국회 방문] 두마음 野… “진정성 없다” “믿고 비준하자”

[李대통령 ‘FTA설득’ 국회 방문] 두마음 野… “진정성 없다” “믿고 비준하자”

입력 2011-11-16 00:00
업데이트 2011-11-16 00: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대표를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 “국회가 비준 동의한 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정부에 재협상하도록 권고해 주면 3개월 내 재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에 책임지고 요구하겠다.”고 제안한 데 대해 민주당은 강경파와 협상파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회동에서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한·미 FTA에서 최소한 ISD 조항은 폐지돼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뜻”이라면서 “다만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이 제안을 당내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의견 조율을 해서 당론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동영 최고위원 등 FTA 결사저지를 외쳐온 강경파 진영은 극렬히 반발했다. 지난달 여야 원내대표가 서명한 가합의안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가합의안은 합의 다음 날인 3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폐기됐다.

정 최고위원은 회동 직후 손 대표가 있는 당 대표실로 달려가 “전혀 새롭지 않은 안이다. 여기서 흔들리면 죽는다.”며 야권통합과 함께 ‘선 ISD 폐기’를 거듭 강조했다. 이에 손 대표도 “당론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현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일 뿐 진정성이 없다.”면서 “비준 뒤에 재협상 안 하겠다고 하면 그만 아니냐. 야당을 농락한 것이며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반면 김성곤 의원 등 ‘선 비준, 후 ISD 폐지’ 절충안을 내세운 당내 협상파들은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책임지고 재협상을 하겠다고 분명히 말했으니 믿어보고 여야가 비준 뒤 재협상 촉구안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찬성했다. 이런 움직임을 감지한 강경파 의원들은 공개 의총을 주장하고 나섰다. 당론을 흔들 만한 제안이라면 숨지 말고 협상파의 입장을 떳떳이 밝히라는 것이다.

한편 비준을 결사 반대해 온 민주노동당은 “무책임한 궤변이고 대국민 꼼수”라며 민주당이 제의를 수용하면 야권 공조를 파기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민주당을 강도높게 압박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제안을 받으면 공조 파기는 확실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통령의 말은 한·미 FTA란 자기 성취는 이루고 향후 벌어질 일은 다음 대통령에게 전가하겠다는 무책임한 말”이라면서 “FTA에 문제가 있다면 비준 전에 즉각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2011-11-16 3면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