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환원 안철수 행보는…그랜드플랜 추진하나

재산환원 안철수 행보는…그랜드플랜 추진하나

입력 2011-11-16 00:00
업데이트 2011-11-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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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ㆍ야권ㆍ무소속ㆍ킹메이커 기로에조용한 파격 행보ㆍ수평적 리더십..신비주의 전략?

서울시장 출마검토 시사(9월2일), ‘한나라당 응징’ 발언(9월5일), 박원순 변호사에 후보 양보 기자회견(9월6일), 박 후보 지원편지 전달(10월24일), 안철수연구소 보유지분 50% 환원 결정(11월14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9월초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검토한 이후 70여 일 동안 조용하지만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 검토 이후 50%대의 폭발적인 지지율을 뒤로 한 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고, 박 후보가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나타나 지원편지를 건네고, 급기야 1천500억원대의 주식을 사회에 환원키로 하는, 잇단 행보가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의사에서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0)로, 대학교수로 변신을 거듭한 안 원장의 다음 직업이 정치인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데 주저하는 인사를 정치권에서 찾기는 어려울 정도다.

특히 차기 대선을 불과 1년 남짓 앞둔 정치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주자 중 1-2위를 달리는 안 원장의 리더십 유형과 향후 정치 행보를 가늠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편지정치, 신비주의 전략(?) = 그는 ‘핫뉴스’가 될 게 분명한 1천500억원 상당의 사재 출연 계획을 안철수연구소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조용히’ 밝혔다. 10ㆍ26 서울시장 선거 D-2일에 이뤄진 박 후보 지원도 편지 한 통을 건네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편지정치’의 배경을 놓고 기존 정치권과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기획된 행보라는 해석도 있고, 아직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지 않은 교수 신분인데 따른 불가피한 방법이라는 해석도 있다.

중요 결정 내용을 직원에게 이메일로 알리는 것은 ‘CEO 안철수’에겐 유별난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2005년 안철수연구소 CEO에서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심하면서 전직원에게 이메일로 그 사실을 알렸다. 그가 아직 안철수연구소에서 ‘이사회 의장’ 직함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보유지분 처분 소식을 직원들에게 알린 것을 고도의 정치행보로 보긴 힘들다는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안 원장은 스스로 직원 중 한 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으며 갓 입사한 인턴직원에게도 높임말을 사용했다”며 “자신에 대한 갈증을 불러일으키려는 신비주의 전략이라는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도했든 안 했든 간에 결과적으로 말을 아끼며 ‘문자’로 소통하는 안철수식 화법은 언행 하나하나가 자신이 발 디딘 살얼음판에 균열을 만들곤하는 정치권에선 말실수를 줄이는 ‘영리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

◇‘대권 플랜’ 가동하나 = 안 원장은 사재 출연 계획에 대해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실천한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봐 달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수천억 원대의 재산이 대선 출마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과 그에 따른 재산 정리 가능성이 제기돼 왔던 터여서 그의 ‘통 큰 기부’는 차기 대권을 향한 ‘그랜드 플랜’의 시발점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본격적인 정치행보의 시점을 놓고서는 내년 총선 이전 ‘조기 등판론’과 대선 국면에 접어들어야 움직일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 이전에 나오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야권 통합을 통한 과반 의석 확보 전략에 안 원장의 도움을 받으려는 희망이 담긴 전망이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도 “대권 결심이 섰다면 (야권) 통합 대열에 서야 한다”는 공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처럼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다 범야권의 대권 경선전이 본격화하거나 그 이후가 등판의 적기라는 해석도 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야권의 통합과 대선주자 선출 과정에 동참하면 좋겠지만 야권 후보가 정해진 뒤 대선 2~3개월을 앞두고 나올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내 한 전략통 의원도 “이미 유력한 대권주자인데 굳이 조기 등판해서 상처받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내다봤다.

안 원장 앞에는 다양한 선택지가 놓여 있다. 진보와 보수측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한나라당행(行)을 희망했고, 보수에 기반한 중도 신당을 구상 중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도 그와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안 원장의 주된 협력 파트너는 여권보다는 야권일 가능성이 크다. 말을 아끼는 그가 언론인터뷰에서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장성에 반대한다”고 밝힌 점이나 박원순 시장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점은 그의 정치적 성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원장과는 “가치를 공유하는 사이”라고 한 박 시장이 야권 통합 정당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은 그의 통합신당 행(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부분은 바로 ‘안철수 신당론’이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보다는 상식과 비상식의 가치관을 가진 그로서는 기성정당에 몸담기보다는 창당 수순을 밟아 대선 출마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안 원장의 ‘멘토’인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이 안 원장 중심의 ‘제3신당’ 가능성을 내비쳐 귀추가 주목된다.

이밖에 안 원장이 대선까지 무소속 행보를 계속 하거나,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직접 출마하지 않고 ‘킹 메이커’ 역할을 하는 선에서 정치 행보를 멈출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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