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 상공에 3국 군용기 동시 출격 가능성

이어도 상공에 3국 군용기 동시 출격 가능성

입력 2013-11-26 00:00
수정 2013-11-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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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이어도 놓고 마찰 빚을수도

우리 정부가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이어도를 놓고 한국, 중국, 일본이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 이어 중국이 자국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이어도를 포함하자 우리 정부가 뒤늦게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확대해 이어도를 편입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ADIZ에 이어도가 포함되지 않은 데 따른 논란과 관련, “한국방공식별구역을 (이어도까지) 연장하는 것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이 검토 결과를 토대로 외교통상부,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이어도 편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별개의 개념으로, 국가안보 목적상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설정한 임의의 선을 말한다. 하지만 타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면 자국의 항공기가 해당 구역에 진입할 때 사전에 통보해야 한다.

우리도 사전에 통보되지 않은 타국의 항공기가 KADIZ를 침범하면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 침범 사실을 알리고 퇴거를 요구함과 동시에 우리 전투기가 출격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KADIZ에 우리 해양과학기지가 설치된 이어도가 포함돼 있지 않아 우리 항공기가 이어도 상공에 진입할 때는 사전에 일본에 통보해왔다.

우리 정부는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은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 측에는 사전 통보할 의무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항공기가 이어도 상공에 진입할 때 중국과 일본이 자국 방공식별구역 침범을 이유로 전투기를 발진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우리 항공기의 이어도 상공 진입에 대응해 중국이 전투기를 발진시키고 중국 전투기가 이어도 상공에 진입했을 때 일본의 전투기가 출격하는 상황도 예측해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우려감을 반영해 이어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어도가 KADIZ 안에만 들어가도록 중국, 일본과 적극적인 외교 교섭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중국과 일본 측이 우리 정부의 뜻대로 응해올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1995년 체결한 ‘한일 군용기간 우발사고 방지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상대방 방공식별구역에 자국 항공기를 진입시킬 때는 30분 전에 통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에 체결된 ‘한일 전용통신회선 설치 운용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우리 군과 일본 자위대 사이에 ‘핫라인’도 설치돼 있다.

한국과 중국은 2008년 체결한 ‘직통전화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라 양국 해·공군 핫라인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처럼 한·중, 한·일 간에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이어도 상공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은 방공식별구역이 상당 부분 겹치는 데다 센카쿠 등을 놓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어 양국 긴장의 ‘불똥’이 이어도 상공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전문가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중·일 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우리 정부가 이어도를 KADIZ에 편입하는 등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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