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 응급환자 ‘닥터헬기’ 기다리다 숨져

인천 섬 응급환자 ‘닥터헬기’ 기다리다 숨져

입력 2011-11-04 00:00
업데이트 2011-11-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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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운항 시간 일출~일몰 확대 검토중”



도서 산간 지역 응급환자 후송을 위한 ‘닥터헬기’가 이른 아침과 심야 시간대에는 운용되지 않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급기야 인천의 한 섬에서는 응급환자가 닥터헬기를 애타게 기다리다가 헬기가 오지 않아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4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인천 소야도 주민 송모(70)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7시께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소야보건진료소는 응급조치를 취한 뒤 곧바로 닥터헬기를 운용하고 있는 병원 측에 헬기 이송을 요청하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헬기 운항 시간이 오전 8시30분부터 일몰 30분 전까지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응급조치를 받고 헬기장으로 이송돼 헬기를 기다리던 송씨는 결국 이날 오전 8시30분께 숨졌다.

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닥터헬기 출동을 요청하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헬기로 신속하게 육지의 대형병원으로 이송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닥터헬기는 의료진의 접근이 쉽지 않은 도서 산간 지역의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지난 9월23일 운항을 시작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위탁으로 인천 길병원과 전남 목포 한국병원에 각각 배치된 닥터헬기는 응급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출동 시 의료진이 탑승하게 돼 있어 기존의 군ㆍ경 헬기에 비해 응급환자 이송에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닥터헬기는 일몰 후 다음 날 아침까지는 운항하지 않아 정작 응급환자 수요가 많은 심야시간대에는 이용이 어렵다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운항 범위 또한 반경 50km 내외로 제한돼 있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은 닥터헬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길민수 인천시 보건정책과장은 “닥터헬기는 7∼8인승 소형 헬기로 야간에 무리하게 운항할 경우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안전성 문제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닥터헬기를 야간에 운용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길 과장은 “다만, 이른 아침에도 환자를 이송할 수 있도록 운항 시간을 일출 시부터 일몰 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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