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균 차장, 신임 청장에 내정

김석균(48) 해양경찰청 차장이 15일 신임 해경청장에 내정되자 해경청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경찰청 간부가 해경으로 건너와 해경청장직을 맡는 관행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1953년 창설된 해양경찰청은 1996년 경찰청으로부터 독립, 해양수산부 외청으로 분리됐다. 그러나 해경 출신이 청장을 맡은 것은 2006년 권동옥 청장이 유일하다.

권 청장을 제외하고는 늘 경찰청 출신 간부들이 한 계급 승진하면서 해경청장직을 맡았다.

해경 안팎에서는 육군 간부가 해군 사령관으로 임명될 수 없듯이 해경청장은 바다에서 폭넓은 행정경험과 지휘능력을 갖춘 해양경찰 출신 인사 중에서 배출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경찰청 간부가 해경청장직을 독식하다시피 한 것은 해경 인력의 구조적인 문제도 일정 부분 원인으로 작용했다.

해경에서 치안정감 계급을 보유한 간부는 차장이 유일하다. 해경청장직을 차지하려고 해경 내부에서 2명 이상의 복수 후보를 낼 수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해경청장 인선 때마다 해경청 차장은 경찰청의 치안정감 계급 보유자들과 해경청장직을 놓고 경쟁을 벌이다 낙마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수십 년간 육상에서만 근무한 경찰 간부가 해경청장을 맡다 보니 신임 해경청장들은 취임 초기 상당 기간 해경 고유의 업무를 파악하는데 시간을 할애해야만 했다.

해경은 김석균 청장 내정자가 1997년 경정 특채로 해경에 몸담은 이후 여러 부서를 거치며 조직 업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취임과 동시에 ‘실전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해양경찰학교장의 계급을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격상, 차기 해경청장 인선 땐 경찰청 간부를 배제하고 해경청 차장과 학교장 2명이 경쟁토록 하는 방안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경청의 한 관계자는 “해경 자체 청장이 다시 탄생함으로써 해상주권 수호 임무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며 “해경이 전문적인 종합 해양행정기관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앞으로도 해경 내부에서 청장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