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총수 형제 횡령 사건의 공범 혐의를 받는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29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열린 심문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465억원 횡령은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의 개인적 금전거래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변호인은 “465억원 중 201억원은 김 전 대표가 김원홍씨에게 개인적으로 빌린 돈을 갚은 것이고 나머지는 김원홍씨가 김 전 대표에게 빌린 돈”이라며 “최태원 SK 회장 형제와는 관련 없는 내용”이라고 변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465억원이 김씨에게 송금되는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최 회장의 진술과 비슷한 맥락이다.

김씨는 또 “김 전 대표가 펀드를 조성한 실무자이고, 횡령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그가 더 잘 알 것”이라며 김 전 대표가 사건의 주도적 인물이란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변호인은 심문이 끝난 뒤 취재진에 “이번 김원홍씨 입국은 SK가 주도한 것”이라며 기획입국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SK가 주도적으로 노력해서 김원홍씨가 대만에서 추방됐고 그래서 한국에 입국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SK사건이 불거진 뒤 김씨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설에 대해서는 “2003년부터 가족과 함께 중국 상해로 이주한 상황이었다”라며 도피 의혹을 일축했다. 김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