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윤석열·조영곤, 시대상황이 낳은 피해자”

검사들 “윤석열·조영곤, 시대상황이 낳은 피해자”

입력 2013-11-11 00:00
업데이트 2013-11-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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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결과 발표 평가 분분 속 한목소리로 안타까움 표출

대검찰청의 윤석열 여주지청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의 소식이 잇따라 알려진 11일 일선 검찰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착잡함이 내려앉았다.

검사들은 대검 감찰위원회의 감찰 결과 발표에 대해 분분한 의견을 보였지만 윤 지청장과 조 지검장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수도권의 한 간부급 인사는 “한쪽은 징계를 받고, 한쪽은 그 책임을 지고 사의 표명하는 모습들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정말 불행한 일”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상하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부끄러운데 이런 결과까지 이어져서 나쁜 전례가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조직의 앞날을 걱정했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착잡하다”면서 먼저 감찰 결과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어찌 된 영문인지 윤 지청장님은 중징계하고 중앙지검장님은 아예 징계를 안 해 버리는 상황이 되니까 지검장님 본인도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하신 게 아닌가 싶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두 분 다 구두 경고 정도로 끝났으면 적절히 책임도 묻고 화합도 다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랬으면 더 상처가 없었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외압 의혹 등을 겨냥한 듯 이 검사는 “결국 두 분 다 이 정권, 이 시대상황이 낳은 피해자인 것 같다”라며 다소 원망 섞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는 “나를 포함해 다른 평검사들도 10년 뒤에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똑같은 갈등, 고민을 하게 될 텐데 도대체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절차위반이라는 건 있는 거니까 징계를 안 할 수야 없겠지만 한쪽만 징계를 해버리니…”라며 감찰위원회의 결과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외압과 관련해 결론을 내리기 쉽진 않고 확인도 어렵겠지만 부하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분란을 일으킨 것만으로도 어떤 식의 징계든 청구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 다 너무 훌륭한 분들인데 이렇게까지 가나 싶어 안타깝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면서 “검찰이 정말 많이 (정권에) 휘둘리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지방의 한 간부급 검사는 대검의 감찰 결과나 조 지검장의 사의 표명이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간부는 “윤 지청장의 경우 징계 종류는 경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징계 자체를 면할 수는 없어 보였다”면서 “조 지검장의 경우 외압의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워 징계할만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 지검장이 감찰 과정에서 사의를 표명한다는 뜻을 내비쳤을 것 같다”며 “많은 검사들이 지금 두 사람의 상황을 예견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감찰 결과 발표와 조 지검장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싼 검찰 내분이 하루빨리 진정 국면에 접어들길 바라는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조직이 계속 이런 상태로 있을 수는 없다”면서 “신임 검찰총장의 청문회가 모레 예정돼 있으니 취임하시면 새롭게 조직이 일어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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