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갈퀴로 학살’…관동대지진 일제만행 참혹성 드러나

‘쇠갈퀴로 학살’…관동대지진 일제만행 참혹성 드러나

입력 2013-11-24 00:00
업데이트 2013-11-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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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부에 담긴 174명 3·1운동 독립유공자로 인정 가능성강제징용자 귀환·미귀환 여부, 동원지역 표기돼 주목

‘쇠갈쿠리(쇠갈퀴)로 개잡듯이 학살’, ‘죽창으로 복부를 찔렀음’, ‘곡갱이(곡괭이)로 학살’ 등 일본의 관동(關東·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의 참혹성이 ‘일본 진재시 피살자 명부’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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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등 일제 피해자 명부
3·1운동 등 일제 피해자 명부 박경국(왼쪽에서 두번째) 국가기록원장과 기록원 직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1953년 이승만 정부가 조사한 ‘3·1운동 시 피살자 명부’와 ‘일본 진재(震災) 시 피살자 명부’ 등 일제피해자 명부를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주일대사관 이사 과정에서 발견된 이 명부는 희생자들의 이름과 희생일시·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어 일제강점기 피해보상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록원은 이번 자료를 독립유공자 선정과 과거사 증빙자료로 활용하고 내년 초부터는 일반인도 열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우리나라 최초의 일제 강제징용자 명부인 ‘일정시 징용자 명부’에는 징용자의 귀환과 미귀환 여부가 표기돼 있다.

’3·1운동시 피살자 명부’의 일부를 대조한 결과, 174명이 순국자로 새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가기록원과 독립기념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강제동원 피해조사 위원회) 등에 따르면 주일본 한국대사관에서 발견된 23만명의 명부 67권의 분석을 통해 이런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먼저 국가기록원의 의뢰로 ‘일본 진재(震災)시 피살자 명부’ 분석을 한 김도형 독립기념관연구소 연구위원에 따르면 명부에 실린 관동대지진 피살자 290명, 3·1운동 때 피살자 명부에 일부 포함된 52명 등 342명 중 실제 피살자는 198명이다.

나머지 144명은 3·1 운동 관계자나 독립운동 참가자, 강제동원된 사람들, 연도를 착각해 잘못 기재된 것으로 보인다고 김 연구위원은 밝혔다.

명부상 피살상황 난(欄)에 어떻게 학살을 당했는지가 일부 기재돼 있다.

경남 창녕 출신의 한용선(23)씨는 ‘쇠갈쿠리로 개잡듯이’, 경남 함안 출신의 차학기(40)씨는 일본인이 죽창으로 복부를 찔러 학살됐다고 적혀 있다.

경남 밀양 출신의 최덕용(26)씨와 이덕술(22)씨는 ‘군중이 피습해 살해’당했고, 울산 출신의 박남필(39)씨와 최상근(68)씨는 ‘곡갱이로 학살됐음’이라고 기재됐다.

김 연구위원은 “관동대지진 때 일본인들은 한국인을 총 또는 칼이 아닌 죽창이나 곡괭이로 참혹하게 살해했던 사실이 명부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또 자경단원뿐 아니라 일본헌병 등 학살가해자에 대해 언급이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라고 말했다.

’일정시 징용자 명부’에 징용자의 귀환·미귀환 여부, 어디로 동원됐는지 적혀 있는 점도 새로운 사실이다.

강제동원 피해조사 위원회 정혜경 조사2과장은 “새로 발견된 일정시 징용자 명부는 1957∼1958년 정부가 조사한 왜정시 징용자 명부보다 훨씬 정확도가 높고 내용 자체가 풍부하다”며 “징용자의 생년월일과 주소는 물론 귀환·미귀환 여부와 어디로 동원됐는지도 나와있다”고 확인했다.

’3·1운동시 피살자 명부’의 일부인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 명부를 현재 3·1운동 독립유공자 명부와 대조한 결과, 174명이 유공자로 새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169명 중 105명, 충청도 지역은 100명 중 69명이 각각 독립유공자 명단과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보훈처 김성민 박사는 “현재 391명인 3.1운동 독립유공자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독립유공자로 선정돼 보상금지급 대상이 되면 유족은 최고 한 달에 174만8천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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