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온라인 상담해주며 철저한 이중생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박사’ 조주빈(25)의 봉사활동 이력.
전문대 재학 시절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던 조주빈의 네이버 이메일 계정은 ‘일베’ 아이디 찾기에 등록된 이메일과 일치한다. 사이트 가입시 자신이 등록했던 메일 계정을 통해 아이디를 알려주는 이 기능은 가입 이력이 없으면 ‘등록한 아이디가 없다’는 안내만 나온다. 그러나 조주빈의 이메일을 입력하면 ‘이메일이 발송되었다’는 안내가 나온다.
조주빈과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이었다는 동창 A씨는 “조주빈은 일베가 맞다”면서 “일베하는 애들끼리 반에서 조용하게 지내는 애들을 찾아가 ‘김대중 노무현 개XX 해봐’ ‘말 못 하면 좌X 홍어 빨X이’ 이러며 놀리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알려진 것과 달리 인간관계는 그냥 평범했다. 사실 말이 제일 많았다”며 “활발하고 농담 잘하던 애라 친구들도 그럭저럭 많았다. 나는 일베를 극혐해 사생활은 잘 모르는데, 일베가 맞다는 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조주빈 동창이면 조주빈이 일베인 걸 모를 수가 없다. 평소에 전라도 욕하고 다니던 놈이 일베가 아니면 뭐냐. 무엇보다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그런 범죄자였다는 게 너무 소름끼친다”고 토로했다. 졸업사진을 인증하며 올라온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조주빈 기사
학보 캡처
다른 온라인 공간에서는 음란물 단속이나 성폭력 사건을 놓고 상담사 노릇을 하는 등 철저한 이중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냈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이를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주빈은 3단계로 나뉜 유료 대화방도 운영하며 후원금 명목으로 일정액의 암호화폐를 받은 뒤 유료회원을 입장시켜 성 착취물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박사방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들은 ‘직원’으로 호칭하며 자금 세탁, 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 역할을 맡겼으며 피해자를 성폭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사방 피해자는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만 74명이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가 16명 포함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