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후폭풍 떠안은 학교·기업…“급하게 기숙사 마련” “연수 일정도 바꿔”

잼버리 후폭풍 떠안은 학교·기업…“급하게 기숙사 마련” “연수 일정도 바꿔”

김지예 기자
김지예, 이기철 기자
입력 2023-08-09 17:15
업데이트 2023-08-0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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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공지·안내나 지침 없어”
대학·기업들 급하게 대원들 맞아
“교육 조정하고 부랴부랴 행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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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에스토니아 국적의 단원들이 8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 도착해 기숙사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에스토니아 국적의 단원들이 8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 도착해 기숙사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전국 8개 시도로 이동한 가운데 대원들을 수용한 대학과 기업들 사이에서는 갑작스런 공지에 매뉴얼 없이 대원들이 배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동 당일에 비상 숙소임을 알리거나, 수용 가능 인원 이상의 대원을 배치하면서 학교와 기업들은 급하게 대응에 나섰다.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대학들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별도 지침 없이 급하게 대원들을 맞이했다.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하는 대원을 보내 학교가 자체적으로 대응하고, 이동 당일이나 전날 비상 숙소로 배정됐음을 안내받아 비상 근무에 돌입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 대학들은 수용 가능 인원보다 더 많은 대원들이 오면서 부랴부랴 공간을 마련했다. 서울시립대는 주변 학교에 배정되었던 학생들이 추가되어 기숙사에 자리를 더 확보하기도 했다. 다른 서울권 대학 관계자도 “당일 오전에야 비상 숙소에 포함된 것을 알게 돼 허겁지겁 방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남서울대도 수용 인원보다 많은 학생이 도착해 자체적으로 기숙사 외에 게스트하우스까지 활용했다.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은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방학 중에도 전 직원이 비상대기하며 기숙사 대청소와 체육관 정비를 했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에서도 대규모 인원 수용을 위해 갑작스럽게 연수원을 내주고, 문화행사까지 마련해야 하는 데 따른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한 대기업 간부는 “기업 연수원은 연중 세미나와 교육, 워크숍 등이 예정돼 있어 그냥 놀리는 곳은 아니다”면서 “기존 연수원 일정까지 조정하고 잼버리 대원을 상대로 체험행사도 부랴부랴 준비하느라 실무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호텔의 경우 관할 구청이 숙소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성수기를 고려하지 않은 가격을 제시해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이라 객실이 부족한 상황인데도 관할 지자체는 잼버리 참가자가 쓴다는 이유로 가격을 훨씬 낮게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런 탓에 국가행사면 민간이 손해를 봐도 되느냐는 격한 반응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실패한 국가 행사에 기업을 동원하는 건 정경유착의 잔재로 이제는 사라져야 하는 문화”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이기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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