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수능 문제 논란…“영어 문항, 학원 교재 그대로”

잇단 수능 문제 논란…“영어 문항, 학원 교재 그대로”

입력 2013-11-24 00:00
업데이트 2013-11-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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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A형 18번도 이의제기 다수’오류 논란’ 세계지리 내주께 집단소송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출제 오류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어영역 일부 문항은 학원 교재와 거의 같게 출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서울상문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가채점을 하고 있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서울상문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가채점을 하고 있다.


수학영역에서도 한 문항이 불충분한 조건을 제시해 수험생이 다른 답을 낼 여지를 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일선 학교와 학원가에 따르면 영어 B형 일부 문항이 사설학원 교재와 문제 유형이 같은 것은 물론 보기까지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EBS 교재 연계문항이기 때문에 지문은 같을 수 있지만, 출제 방식까지 같다는 것은 문제를 내는 과정에서 기출문제인지, 시중 교재에 나온 문제인지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예컨대 영어 B형 39번 문항은 EBS 교재에는 ‘빈칸추론’이지만 수능에서는 ‘주어진 문장이 들어갈 위치 찾기’로 변형됐는데 유형뿐 아니라 해당 문장이 들어갈 위치로 제시된 보기 5개 중 4개가 대성학원 인터넷 동영상 강의 서비스인 ‘대성마이맥’의 한 영어 강사가 만든 수업자료와 일치했다.

’빈칸추론’에서 ‘틀린 어법 찾기’로 변형된 27번 문항도 해당 교재와 유형 및 보기 5개 중 3개가 같았다.

더욱이 이 문제는 1번 보기에서 쉼표 뒤 관계대명사 that(쉼표+that)을 써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당 문장은 ‘The ultimate life force lies in tiny cellular factories of energy, called mitochondria, that burn nearly all the oxygen we breathe in.’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이의제기한 고교 영어교사는 “보기의 that은 앞 삽입구(called mitochondria)를 꾸며주는 역할을 하지만,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삽입구가 들어갈 경우 ‘쉼표+that’이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배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더욱이 이 문장의 that은 삽입구를 수식하는 개념일 수 있지만 계속적 용법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계속적 용법에서 that을 쓸 수 없다는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한 학생도 다수”라고 지적했다.

수학영역은 A형 18번 문항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흰색 탁구공 8개와 주황색 탁구공 7개를 3명의 학생에게 남김없이 나눠 주려고 할 때 학생들이 흰색과 주황색 탁구공을 각 1개 이상 갖는 경우의 수를 묻는 문제다.

그러나 평가원 게시판을 보면 문제에서 같은 색의 탁구공을 구별하는지가 명시되지 않아 수험생들이 혼란을 느꼈다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종로학원 황준규 수학강사는 “같은 색깔의 탁구공을 구별하지 않는다면 경우의 수가 315개로 정답은 5번이 되지만, 같은 색깔의 탁구공을 구별한다면 그 경우가 훨씬 많아져서 선택지에 답이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과거 수능에서는 이런 중복조합 문제를 낼 때 ‘같은 종류의 주스 4병, 같은 종류의 생수 2병’(2012학년도 수리 나형 12번) 등으로 명시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평가원은 “해당 문항에서 다루는 탁구공은 규격화된 제품으로 ‘서로 다른’이란 설명이 없으면 구별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며 “이의제기는 타당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앞서 논란이 된 세계지리 8번 문항 관련해선 이르면 다음주 중 집단소송이 제기될 예정이다.

소송을 이끄는 비상에듀 박대훈 지리강사는 “이번 세계지리는 평이하게 출제돼 문제의 문항(배점 3점) 1개만 틀려도 1등급을 받기 어렵다”며 “학부모·수험생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그 문제를 맞힌 학생들도 다수 참여하기로 했다”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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