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알짜기술’ 경쟁업체에 불법유출

현대중공업 ‘알짜기술’ 경쟁업체에 불법유출

입력 2010-05-06 00:00
업데이트 2010-05-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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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동식 발전설비 기술을 조직적·불법적인 방법으로 빼낸 혐의로 국내의 경쟁업체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지방경찰청 보안과는 6일 현대중공업의 이동식 발전설비인 PPS(Packaged Power Station)의 설계도면과 영업비밀을 불법으로 취득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관한 법률 위반)로 엔진생산업체 D사의 대표이사 사장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현대중공업과 경쟁 관계인 D사가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와 해외 에이전트에 접근해 부분적인 도면을 입수,이를 모아 PPS의 완성 설계도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 내부에서도 설계도면을 완성본으로는 거의 보관하지 않으며,협력업체에도 부품 생산 등에 필요한 부분적인 도면만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D사는 불법 유출한 설계도면을 자사 협력사에 제공해 PPS의 핵심 부품 시제품을 생산하도록 지시했으며,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의 기술이라는 것이 나타나지 않도록 현대중공업 로고를 지울 것”을 요구하고,협력사는 이를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D사의 대표이사 사장 등 최고 경영진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기술 유출로 인해 2001년부터 투입한 개발비용과 매출 및 가격하락 등에서 발생하는 손실액이 2014년까지 약 1조4천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PPS는 지난 2002년 현대중공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컨테이너 박스 형태 발전소’로 설치가 간편하고 이동성이 뛰어나 전력기반 시설이 취약한 후진국이나 전쟁국가에서 인기를 끄는 유망 품목으로 현대중공업의 대표적인 ‘효자 상품’ 중의 하나다.

 지금까지 중남미,중동,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 27개국에 1천320기가 공급되고 2006년 지식경제부에서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돼 정부의 특별 관리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설비는 ‘에너지 혁명’이라는 문구와 함께 쿠바 10페소짜리 지폐에도 등장해 언론의 각광을 받기도 했다.

 D사 측은 “PPS와 비슷한 사업을 하려고 검토하는 중에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들이 ‘PPS 도면이 있으니 같이 사업을 하자’고 접근한 것”이라며 “하지만 핵심설비 도면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D사 측은 또 “검토 결과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돼 포기한 사안으로 수주한 내역도 없으므로 현대중공업에 피해를 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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