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영 SK에너지 사장 기자회견 문답

구자영 SK에너지 사장 기자회견 문답

입력 2010-06-20 00:00
업데이트 2010-06-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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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18일 대전 유성구 SK에너지 연구단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사 분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독자적인 경영 체제로 바꿔야 국면의 전환에 빠르게 대처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지난해 분사한 SK루브리컨츠가 수직으로 상승하는 것을 보고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내년 1월 석유와 화학 분야를 100% 자회사로 물적 분할할 방침이다.이렇게 되면 이 회사의 본사는 연구개발과 자원개발을 맡고 석유,화학,윤활유를 각각 전담하는 3개 자회사를 두게 된다.

 다음은 구 사장의 문답.

 --석유,화학 분야의 분사 이유는.

 △2000년대 들어 SK에너지는 영업이익 면에서 정체상태였다.이 한계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전략적인 과제 중 하나였다.과감하고 혁신적인 변화가 있어야 현상을 지킬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독자적이고 책임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남이 안가는 길로 먼저 가겠다는 것이다.

 SK에너지는 너무 큰 공룡이어서 큰 틀에 넣고 운영하면 관료화하고 조직이 경직된다.(정체를 벗어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글로벌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자원과 시장을 가진 파트너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려면 독자경영체제가 답이다.

 주위의 우려가 있는 것은 안다.하지만 이미 SK에너지는 2008년 1월 회사내회사(CIC) 체제를 도입했다.그간 사실상 회사 안에선 재무,인사를 분리해 운영해 왔다.

 갑자기 다 분리하는 게 아니다.그러다 SK루브리컨츠를 분리해 테스트해보니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하는 자신감을 얻었다.

 --SK루브리컨츠는 무엇이 바뀌었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거의 수직으로 상승했다.‘알아서 살아남으라’고 하면 똘똘 뭉친다.눈빛부터 달라지더라.도전적이고 창의적이 된다.과거엔 안 되는 이유 10가지를 가지고 왔는데 지금은 되는 이유 10가지를 댄다.

 환경만 만들어주면 창의력과 순발력에서 폭발적인 성과가 있다.SK루브리컨츠가 정유사업보다 커질 것이다.

 독자경영을 하면 전략적 협력이 매우 쉬워진다.

 지금 유럽과 아시아에 조인트 벤처를 추진 중이다.아시아의 경우 8천억원을 펀딩하고 있다.우리가 기술력이 없으면 우리가 돈을 대야 하는데 그들이 펀딩을 한다.

 얼마 전 렙솔과 스페인에 합작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는데 이것보다 더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곧 공개하겠다.

 --주유소 매각과 같은 자산유동화 방안을 최근 발표했는데 이유는.

 △회사를 독립시키다 보니 이들이 이른 시일 안에 재정 안정이 돼야 하는 부담이 있다.그래서 비핵심자산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올해 매각해서 이들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홍익대 앞 청기와주유소를 시발점으로 몇 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EP 지분매각도 같은 맥락이다.

 --인천정유가 SK에너지의 ‘애물단지’가 됐다는 평가가 있다.

 △애물단지인지 보물단지인지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보물단지로 만들려고 계획을 세웠다.인천정유는 가동률이 50%라고 해도 지금도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

 5가지 옵션이 있는데 어떤 게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일 것인지를 보고 있다.

 그중 2가지는 글로벌 파트너와 연결된 ‘익사이팅(exciting)’한 것이다.지금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수익성을 높이는 변화는 빨리하는 게 유리하니까.

 --중대형 2차 배터리 시장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도 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뒤진 게 맞다.경쟁사보다 출발이 늦기 때문이다.하지만 후발주자의 이점이 있다.지금 세상이 바뀌고 있다.하이브리드는 좀 약해지고 전기자동차로 가고 있다.

 전기자동차 분야에선 우리가 후발주자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굉장히 경쟁력이 있다.

 세계 최초의 자동 생산라인을 갖추고 배터리의 에너지와 출력 밀도,고온에서의 성능면에서 우리가 앞선다.

 미국,유럽,한국 등 전기차 주요 생산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자원개발의 투자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다행히 자원개발은 스스로 자금을 창출할 수 있다.투자금을 충당하고도 남는다.만약 자원개발 전문기업을 인수합병한다면 막대한 자금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럴 땐 펀딩 ‘소스’가 있다.사모펀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또 자원개발 분야에 자산이 많다.필요하다면 성과가 먼 자산을 매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회사 분할을 하면 가치가 훼손된다는 지적도 있다.

 △회사 가치는 그대로다.100% 자회사다.CIC가 사실상 독립체제로 운영해왔다.내부로 봐선 아무런 변화가 없다.

 목표가 자회사의 가치상승이다.각 분할회사의 세전 이익이 존속회사(모회사)에 들어오니까 모회사의 가치도 올라간다.

 회사 분할이 단기적으로 불안요소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CIC를 도입할 때 우리가 더 불안했었다.그래서 SK루브리컨츠를 먼저 분사해봤다.

 이런 과정을 겪었으니 자신감이 있다.

 --화학 부문이 분사하면 SKC나 SK케미칼과 관계는.

 △그 회사들은 SK에너지의 화학 부문 원료를 갖고 가 생산물을 다시 SK에너지가 사는 상호보완 관계다.분사해도 그대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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