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 심한 外人 ‘바이코리아’

편식 심한 外人 ‘바이코리아’

입력 2010-10-13 00:00
업데이트 2010-10-1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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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코리아에 나선 외국인의 편식이 심하다. 채권과 주식 등 간접투자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지만, 순수 투자 목적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오히려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투자성향은 직접투자(FDI)보다는 주식과 채권 등 간접투자를 선호하는 모습이 강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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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주식 보유량 14% 늘어

올 3분기(1~9월)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12조 175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채권에는 16억 8013억원을 순투자했다. 여기에서 순투자(매수-매도-만기상환)란 순매수에서 만기상환액을 뺀 값으로 채권 시장에서 실제 투자액을 계산할 때 단위다.

이렇다 보니 3분기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은 모두 335조 8400억원어치로 지난해 말 대비 13.5% 정도 늘었다. 채권도 인기가 높다. 같은 시기 외국인이 보유한 한국 채권은 74조 6200억원 수준. 전년 말과 비교해 무려 32.1%나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올 3분기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은 72억 6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4%(80억1900만달러)나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한국 투자시장에서 채권과 주식만 골라 먹는 것은 그만큼 단기투자로 인한 환차익의 과실을 따가려는 수요가 크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원화가치 상승세에 맞춰 직접투자(FDI)와 간접투자시장(채권, 주식) 사이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면서“최근 FDI의 급감은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 돈이 급격히 몰린 것이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유인책 부족해 투자 9년간 38억弗↓

여기에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인하는 대책이 미흡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외국인 직접 투자는 2000년 152억달러를 정점으로 지난해 114억달러에 이를 때까지 9년간 무려 38억달러가 줄었다. 외국인 투자지원금액은 2000년 2956억원에서 2007년 4755억원으로 60% 이상 늘었지만 같은 기간 투자유치금액은 30%(152억→105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지원만큼 성과를 못 냈다는 얘기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소 경제연구본부장은 “우리는 정보통신 등 제조업이 강한 만큼 당장 서비스업 중심의 선진국형 직접투자 모델을 따라하기보다 제조업 중심의, 우리만의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이미 진행 중인 6개 경제자유구역도 지역 여건에 맞춰 새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10-10-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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