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마이너스시대… PB들의 금융 투자가이드

실질금리 마이너스시대… PB들의 금융 투자가이드

입력 2010-10-16 00:00
업데이트 2010-10-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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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테크요? 사실 별 대안이 없죠.” 시중은행 자산관리 전문가(PB)가 최근 털어놓은 속내다. 기준금리 2%대의 초저금리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고객의 기대수준에 부응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하면서 지난해 1월(2.50% 인하) 이후 2%대 금리가 1년 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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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발맞춰 15일 시중은행은 일제히 예금금리를 내렸다. 우리은행은 예금금리는 0.1~0.15% 포인트, 적금금리는 0.1~0.2% 포인트 내렸다. 대표 상품인 키위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3.55%에서 3.45%로, 우리사랑정기적금은 3년 만기가 3.8%에서 3.7%로 내려갔다. 신한은행도 1년 만기 월복리정기예금의 최고금리를 3.7%에서 3.6%로 인하했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 105개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는 4.24%다.

표면적인 명목금리가 낮다 보니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예금에 대한 매력이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안은 주식시장이지만 이미 코스피지수가 1900선(15일 종가 1902.29)을 넘어선 마당이어서 당장 새로 투자에 나서기도 어정쩡한 상황이다.

강원경 하나은행 압구정골드클럽 센터장은 “앞으로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대기자금을 3개월 만기 기업어음(CP)이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등에 넣어 놓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CP나 ABCP는 예금 금리보다 통상 1.5배가량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단,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피하는 것이 좋다. 그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만기가 도래한 상품을 재투자할 때 일부를 글로벌 국공채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기도 한다.”면서 “채권이자가 선진국은 6~8%, 이머징마켓은 8~10%까지 나와 금리가 급상승하지 않는다면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20~30대의 경우 주식형 적립식 펀드에 꾸준히 가입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조성만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종잣돈을 모으려면 주식형 적립식 펀드에 꾸준히 드는 게 가장 낫다.”면서 “지금은 부담스럽고 내년 초 조정장이 올 때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은행에서 출시하는 주가연계예금(ELD) 상품도 있다. 원금은 보전되면서 주가가 특정 시점에 도달하면 최고 10%대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증권사에서 출시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중 주가 변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텝다운형 ELS나 원금 보전이 되는 상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PB들은 말했다.

은행 예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안정추구형 투자자들은 연말을 노려 보라고 PB들은 조언한다. 차지훈 우리은행 과천지점 PB는 “은행들이 연말 잔고를 늘리기 위해 특판예금 등을 통해 금리를 올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를 기다려도 좋다.”면서 “금리는 2% 중반대 수준이지만 3개월 만기 등 단기 예금으로 넣어 두고 내년에 투자 기회를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고 전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0-10-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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