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다는 테마섹… 고심하는 하나

돌아온다는 테마섹… 고심하는 하나

입력 2010-12-07 00:00
업데이트 2010-12-0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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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 번’이 가능할까.

지난 10월 보유지분(9.62%·2038만주)을 모두 정리하고 하나금융지주에서 철수했던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또다시 하나금융 측에 재무적 투자자(FI) 참여 의사를 밝혀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은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 고민 중이다. 외환은행 인수자금 마련 때문에 대형 FI의 도움이 절실한 처지이긴 하지만 “멋대로 나갈 땐 언제고 다시 들어온다고 하느냐.”는 정서적 반감이 만만치 않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6일 “외환은행을 인수하기로 론스타와 계약을 맺은 직후 테마섹에서 FI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든다고 하니 불안해서 나갔다가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자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불과 2개월도 안 돼 돌변한 그들의 노림수가 우리 입장에서 마냥 달가울 수만은 없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2004년부터 하나금융에 투자해 2005년 최대주주가 된 테마섹은 지난 10월 20일 보유 주식을 당시 종가보다 최대 3.5% 할인해 전량 매각했다. 테마섹은 “자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금융 관련 주식을 매각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를 본격 검토하자 투자를 철회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지분 매각은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매각 공고를 내기 10일 전에 이뤄졌다.

현재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승유 회장과 김병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지난 4일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투자유치 목적의 기업설명회(IR)를 갖기 위해 출국했다. 지난달 29일에는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총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여러 개의 만기로 나눠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희·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2010-12-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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