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급여는 ‘성적순’과 무관…연공서열에 좌우

교수 급여는 ‘성적순’과 무관…연공서열에 좌우

입력 2012-02-22 00:00
업데이트 2012-02-22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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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개 사립대 교수 2만5천명 임금 분석 결과

대학 교수의 연구성과가 급여에 미치는 영향이 경력ㆍ근속기간에 비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대 류재우 교수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미란 연구위원은 22일 ‘2012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교수의 임금 격차, 개인특성과 학교특성의 영향’ 논문에서 전국 141개 사립대학 교수 2만5천549명의 임금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나 SSCI(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급 학술지 게재 논문을 1편 더 쓴 대학교수의 임금 증가폭은 1%에 그쳤으나 경력과 근속연수가 1년씩 늘면 보수는 4∼5%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5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교수 임금이 호봉제에 기반을 두고 있어 연구업적에는 이렇다 할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연구진은 “연구성과나 전공 차이에 의한 임금격차는 미미했다”면서 “보수가 성과나 시장 수급상황과 무관하게 설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대학에 형성된 공고한 ‘내부노동시장’으로 인해 교수의 숙련도와 무관하게 임금이 정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새로 고용되는 교수의 이전 직장경력을 그다지 인정하지 않고 호봉을 해당 대학의 근속연수에만 연동시키면 경력급은 적고 근속급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반근로자나 전문직은 경력이 보수에 미치는 영향이 근속기간보다 2.5∼3.5배크지만 반대로 교수는 근속연수가 경력보다 3배가량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개인 연구성과와 달리 교수의 평균 논문실적이 1편가량 더 많은 대학은 보수가 10% 정도 더 높아 대조를 이뤘다.

특정학교에서 개인적으로 논문 1편을 더 게재하면 보수가 1%밖에 오르지 않지만, 교수 평균 논문 건수가 1편 더 많은 학교로 옮기면 임금은 11%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적어도 학교 간 이동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젊은 교수들에 대해선 상당한 정도의 연구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학교규모가 클수록 교수의 임금 수준도 높아 재학생이 1천명 이하인 대학에 비해 재학생이 1만명 이상인 대학의 보수는 45%가량 높았다.

대학 재정의 등록금 의존율도 임금 수준에 영향을 미쳤다. 등록금 의존율이 1%포인트 높은 학교는 보수 수준이 0.4% 정도 낮았다.

대학의 위치 여부도 중요 변수다. 서울 소재 대학의 교수는 다른 지역 교수보다 20% 가까이 보수를 더 받았다.

여성 교수는 남성보다 8% 정도 낮았고, 미국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교수보다 1%가량 높았다.

논문이 인용한 2008년 기준 전국 사립대 교수들의 월평균 임금은 756만 원이다. 이 가운데 의대교수는 939만원, 비(非)의대교수는 707만원이다.

교수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자연계는 가장 낮은 약학ㆍ보건계 또는 예술계보다 급여가 20%나 더 높았다.

연구진은 “전공 간 상당한 임금격차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격차는 대부분 교수의 인적특성 차이나 임금수준이 다른 대학 간의 전공 구성의 차이에 따른 것”이라며 다른 변수들을 통제하면 전공 계열 간 임금격차는 5%를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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