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우리사회는 너무 리더만 강조, 반박자 빠른 팔로어십도 중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우리사회는 너무 리더만 강조, 반박자 빠른 팔로어십도 중요”

입력 2012-03-29 00:00
업데이트 2012-03-29 00:4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김정태(60)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스스로를 마무리 투수라고 불렀다. “제법 적임”이라는 자평도 곁들였다. 취임 사흘째인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다. “모든 전략을 노출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살살 얘기하겠다.”고 말문을 뗀 그는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는 ING생명보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분명하게 잘라 말했다.

이미지 확대
인생철학을 묻는 질문에 ‘즐겨라’와 ‘버려라’라고 답하는 김정태 하나금융 신임 회장. 어려움도 즐겨야 하며, 사익은 조직을 위해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인생철학을 묻는 질문에 ‘즐겨라’와 ‘버려라’라고 답하는 김정태 하나금융 신임 회장. 어려움도 즐겨야 하며, 사익은 조직을 위해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김승유 전 회장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워나갈 생각인가.

-(김) 회장님이 떠나면서 30년 동안 간직한 액자라며 물려주셨는데 이렇게 써 있더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및 제품환경은 그 변화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어떠한 조직이라도 파괴할 수 있다’(미국 GM의 전설적 경영자로 불리는 앨프리드 슬론의 말). 리더는 변화에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이었다. 워낙 (전임) 회장님이 방향을 잘 잡아놓아 저는 그 방향으로 잘 가면 될 것 같다.

●“ING생명 인수 관심 없다”

→리더십이 약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아무리 리더가 방향을 잘 잡아도 조직 구성원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 조직이든 리더가 있으면 팔로어(따르는 사람)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는 너무 리더만 강조한다. 밑에 사람들이 반박자 앞서 반응하는 팔로어십도 중요하다. 리더는 모든 사람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매력적이 돼 사람들이 끌려오도록 해야 한다. 그게 제가 늘 강조하는 ‘헬퍼 리더십’이다.

→보험사 등 추가 인수합병(M&A) 계획은.

-우리에게 가장 취약한 부문이 보험이다. 좋은 기회가 오면 할 것이다.

→ING생명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가.

-ING는 짝사랑하는 분(인수 희망자)이 너무 많아 우리까지 가세할 생각은 없다.

●“국내시장 포화… 해외 공략할 것”

→해외진출 전략은.

-중국, 동남아, 미국 등 모든 시장에 관심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런데 (어디에) 관심 있다고 하면 가격이 올라간다. 돈과 관련된 얘기는 원래 자세히 하면 안 된다(웃음).

→외환은행과의 화학적 결합을 불안하게 보는 시선도 많다.

-일단 친해져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게 되면 밑에서부터 전산 등 PMI(인수후 통합작업) 필요성 얘기가 절로 나오게 돼 있다. 친해지면 그 속도가 빨라진다. 내 전공이 또 친화력 아닌가. 두고 봐라. 마무리 투수로 제법 괜찮을 것이다.

●“문재인 고문과 친구지만 난 무당파”

→농협지주사 출범 등 앞으로 지주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 같은데.

-스마트뱅킹 등 온라인 시장을 적극 공략할 생각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게 은퇴 시장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시장을 행복 디자인 시장이라고 부른다. 은퇴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앞으로 온라인 시장과 은퇴 후 시장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과 절친한 고교(부산 경남고) 친구 사이인데.

-영업을 오래 한 사람은 영혼이 없다. 무당파, 무종교다(웃음).

은행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하나를 “무서운 조직”이라고 표현했다. “나를 봐라. 서울은행에서 출발해 신한은행을 거쳐 하나금융 회장을 하고 있다. 그만큼 조직이 열려 있다. 지금은 하이브리드가 대세 아닌가. 하나의 경쟁력은 여기에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12-03-29 16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