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34곳, 증권사 10곳 무더기 자본잠식

자산운용사 34곳, 증권사 10곳 무더기 자본잠식

입력 2012-09-04 00:00
수정 2012-09-04 07: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증권사는 16%, 운용사는 41%가 자본잠식 상태일부 중소형 증권.자산운용사 M&A시장 매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의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와 과당 경쟁으로 적자 폭이 커지자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을 까먹는 곳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중소형사는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주인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구조조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 자산운용사 34곳 자본잠식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자산운용사 82곳 가운데 41.5%인 34곳이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운용사 중 처음으로 퇴출된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자본잠식률이 77.2%에 달했다.

한주(71.8%), RG에너지(70.2%), 에스크베리타스(67.6%), 베스타스(64.1%), 마이애셋(47.8%), 블랙록(46.9%), GS(44.1%), 아쎈다스(42.7%), 더커(41.0%) 등은 자본잠식률이 40%가 넘었다.

또 지지(36.2%), JP모간(16.9%), 도이치(16.3%) 등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HDC(-3.7%), LS(-2.3%), 골든브릿지(-4.7%), 알파에셋(-7.1%), 현대스위스(-1.4%) 등은 아직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경고등’이 들어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본잠식률이 -1,361.0%로 가장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증권사는 62곳 중 16.1%인 10곳이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자본잠식률은 코리아RB가 58.8%로 가장 높고 비오에스(47.3%), 알비에스아시아(29.8%), 애플투자(22.5%), 한맥투자(17.4%), 바클레이즈(9.5%), 한국SC(4.4%), 바로투자증권(1.8%), IBK투자증권(1.3%), 토러스(0.7%) 순이었다.

LIG(-7.2%), BNP파리바(-1.0%) 등이 다음 후보에 올랐다.

아직 저축은행처럼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금융투자회사는 없지만 적자 폭이 커져 자본금이 바닥나면 결국 도산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업계의 구조를 쉽게 개선할 수 없어 당분간 적자 행진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회사 신뢰도 하락으로 영업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사의 1분기(4~6월) 당기순이익은 2천16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2.7%(5천766억원) 줄었고 62곳 중 21곳은 적자를 냈다. 자산운용사는 1분기 82곳 중 34곳이 적자를 보였다.

◇ 중소형사 M&A 시장 나온다

중소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전반적인 상황이 악화되면서 M&A 시장에는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으로 회사 이름을 바꾼 솔로몬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고 자본잠식 상태인 일부 중소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매각설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업계 사정을 고려해 일부 시장 규제를 풀어주고 있지만 전반적인 추세를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업계 사정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자본잠식에 따른 결손 부분을 주주 손실로 처리하는 ‘감자’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금융연구원 연태훈 연구위원은 “오히려 현재가 구조조정의 적기다. 어려운 시절을 끝내고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뒤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며 “조금 더 적극적으로 M&A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지금과 같은 시장 환경이 계속되면 중소형사 중에는 생존하지 못하는 곳도 있을 수 있다”며 “일부 중소형 자산운용사는 대주주 변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매각할 경우 ‘프리미엄’ 등을 기대하기 어려워 최대한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는 단기적인 침체를 모면하고 다시 호황기에 들어가면 단숨에 회복할 수 있는 구조적인 특징이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박신애 연구원은 “지금의 수익 악화는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증권사 등이 매물로 나와도 특화된 곳이 없어서 M&A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인수자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