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5·6호기 위조부품 때문에 연말까지 가동중단

영광 5·6호기 위조부품 때문에 연말까지 가동중단

입력 2012-11-05 00:00
업데이트 2012-11-0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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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위해 부품교체…가짜 검증서로 납품·8개사 수사 의뢰동계 전력위기 우려 “산업용 절전량 강제 할당”

품질 검증서를 위조한 부품이 원자력 발전소에 대량 공급된 사실이 드러났다.

전력 당국은 이들 부품이 대거 사용된 영광 5·6호기를 정지하고 해당 부품을 교체한다.

이에 따라 겨울철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지식경제부는 원전 부품 공급업체 8곳이 외국 기관에서 발급하는 품질 보증서를 위조해 한국수력원자력에 납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발표했다.

문제의 부품은 퓨즈, 스위치 등 수시로 교체하는 소모품이지만 높은 안전등급을 요구하는 설비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올해까지 위조 검증서를 이용해 237개 품목 7천682개 제품이 납품됐으며 이 가운데 136개 품목 5천233개 제품이 실제 원전에 사용됐다.

전체의 98.2%가 영광 5·6호기에 설치됐으며 영광 3·4호기와 울진 3호기에도 수십 개씩 사용됐다.

이들은 원전에 사용하는 안전성 품목(Q등급 제품)을 구하기 어려울 때 기술평가와 성능시험을 거친 일반 산업용 제품을 쓰도록 인정하는 ‘일반규격품 품질검증 제도’를 악용해 납품됐다.

일반제품은 별도의 평가·시험을 거쳐 품질 검증서를 받아야 하는 데 문제의 업체는 위조한 검증서로 절차를 밟았다. 전체 공급가액은 8억2천만원에 달한다.

지경부는 조사결과 해당 업체가 공급한 부품이 최근 자주 생기는 원전 고장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수원은 영광 원전 2기를 정지하고 문제의 부품을 교체한다.

이후 설비의 안전성을 정밀히 조사한 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재가동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가동정지 기간은 일단 연말까지로 예상하고 있다.

영광 3·4호기, 울진 3호기는 교체 대상 부품이 적고 가동 중에 작업이 가능해 운전을 중단하지 않는다.

올해 동계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전력 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67만9천kW급 월성 1호기가 지난달 29일 발전을 중단했고 100만㎾급인 영광 원전 2기도 이날 멈추면 전력 공급 능력이 260만㎾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1·12월의 예비 전력은 175만∼540만㎾ 수준이고, 내년 1·2월에는 예비력이 230만㎾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광 5·6호기의 재가동이 늦어지면 30만㎾로 급락할 수도 있다.

지경부와 한수원 등 전력 당국은 광주지검에 사건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를 지켜보며 품질 보증서를 위조한 수법과 해당 부품이 원전 설비로 흘러들어온 경위를 파악하는 등 진상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이날 오전 지경부 기자실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원전 고장과 관리상의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홍 장관은 “산업용은 강제 절약 목표 같은 것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기관의 비상발전기를 총동원해서 공급능력도 최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오후 4시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 전력거래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전력수급대책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논의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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