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000억 규모 컨테이너선 잡아라

1조3000억 규모 컨테이너선 잡아라

입력 2012-12-10 00:00
업데이트 2012-12-10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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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선사 10척 발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4개국 6개 조선사가 총 1조 3000억원에 이르는 컨테이너선 수주전에 나섰다. 장기불황 속에서 한 해 농사와 맞먹는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발주돼 연말 조선업계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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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국내 조선사들이 유리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타이완의 양밍해운은 1만 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하면서, 곧 금융권을 포함한 컨소시엄의 입찰서 제출을 공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밍해운은 세계 15위급 선사로, 최근 인천항을 기점으로 한 컨테이너선 신규 항로도 개설했다.

12억 달러(1조 2984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연말 수주전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사와 타이완의 CSBC, 일본의 이마바리조선, 중국의 난통코스코KHI 등이 불꽃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선의 규모는, 지난 7월 현대중공업이 그리스 선사로부터 수주한 1만 3800TEU의 경우 길이 368m, 폭 51m, 높이 29.9m로 축구장 4배 크기이다.

●자국 조선사 외면 못할 수도

수주 경쟁에서는 일단 국내 조선사들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시장은 국내사들이 거의 장악하고 있는 데다, 최근 수주 실적이 양호했고 환율도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1만 38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모두 수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중공업은 2010~2011년에 8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따낸 바 있다.

그러나 앞선 수주 실적이 기술력과 신뢰성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납품 일정 등에서는 신규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반드시 유리하지만은 않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끼리 출혈 경쟁을 하다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따가운 지적도 나온다.

양밍해운이 자국 조선사인 CSBC를 마냥 외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전에도 타이완 정부가 나서 CSBC의 수주를 지원한다는 의혹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초대형급 컨테이너선 경쟁에서 현대중공업에 밀렸던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은 한발 앞서 파트너 선주사를 영입하고 연비를 향상시킨 친환경 선박을 강조하고 있다.

●낮은 수준 입찰가 고집할 듯

양밍해운은 조선업계 불황을 핑계로 친환경 설비와 연비 절감 등 옵션을 많이 요구하면서도 지난 7월의 수주액 12억 달러보다 낮은 수준의 입찰가를 고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강자임에는 분명하지만 경영위기의 숨통을 틀 수 있는 이번 수주전에서 다른 나라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12-12-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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